미국에 살다보면 한국에서 물건을 배송받아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든 문제는 비용인데, 우체국 선편이 아닌 일주일 안으로 도착하는 항공편 배송은 가격이 적지 않습니다. FedEX나 DHL과 같은 업체는 당연하고 그나마 저렴한 우체국 EMS도 항공편은 여차하면 10만원 나오기 쉽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걸려도 배편으로 배송되는 우체국 선편 배송에 관심이 가게 됩니다.
하지만, 주로 한달 이상 걸리는 배편으로 물건을 보내는 것이 여러므로 고민이 되는 점도 많습니다. 우선 배송이 오래걸리고 정확한 도착일자를 알기 어려워 답답한 점도 있고, 배를 타고 가는 물건이 중간에 없어지지는 않을지 걱정도 됩니다. 실제로 인터넷에 찾아보면 물건이 확인이 안되서 문제가 된 사례들을 공유하는 글도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최근 제가 직접 2차례 한국에서 선편으로 미국으로 물건을 보낸 후기를 바탕으로 우체국 선편 물품 배송에 대해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Table of Contents
우체국 선편과 항공편 배송비용 차이
배송 시간에 차이가 많은 만큼 가격의 차이도 꽤 많이 납니다.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국제소포] 가격표를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서 항공소포와 선편소포의 가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략적인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가격표에서 일부를 선택해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가는 미국으로 가정하고 크기는 한사람이 적당히 들 수 있는 크기라고 생각하고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보내는 물품의 크기가 크면 중량이 아닌 크기로 가격이 책정될 수 있습니다.)
중량 | 항공소포 | 선편소포 |
---|---|---|
2 kg | 37,000 원 | 18,500 원 |
6 kg | 82,500 원 | 30,500 원 |
10 kg | 128,000 원 | 43,000 원 |
16 kg | 197,000 원 | 61,500 원 |
각 배송편 내에서는 무게가 늘어나면 거의 늘어난 만큼에 비례해서 늘어나긴 하는데, 선편과 항공편 사이 가격차이는 (당연하겠지만) 중량이 늘어날 수록 더 커집니다.
10 kg 정도의 짐만 되도 가격이 거의 3배가 차이나기 때문에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선편배송에 관심이 가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선편은 어디로 운송하나
선편 배송은 캐바캐 요소가 많습니다. 배송 경로 역시 그 중 하나인데요, 말 그대로 어느 배가 잡히는지에 따라 이동 경로도 달라집니다. 배가 동쪽으로 가는지, 서쪽으로 가는지 등은 선택할 수 없는 그때 그때 잡히는 배에 태우기 때문에 랜덤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저의 경우도 두번의 배송이 반대방향으로 가는 배로 배송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뉴스에만 보던 지정학적인 사건들로 인한 문제도 있었는데, 이는 아래에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미국으로 가는 배는 거의 예외없이 우선 동부에 있는 뉴저지 New Jersey로 먼저 도착합니다. 서부로 가는 물건도 뉴저지를 거쳐 육로로 도착하는 걸 경험했었습니다. 언뜻 보면 가까운 길을 두고 왜 반대로 가나 싶지만, 여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보낸 물건을 운송한 배는 부산에서 출발하여 한번은 동쪽, 한번은 서쪽으로 가는 배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동쪽으로 이동하는 배는 한국에 도착하기 앞서 중국을 들러 부산에 거쳤다 동쪽으로 떠나는데, 미국 서부도시로 가는 것이 아니라 파나마 운하를 거쳐 동부로 향합니다. 이는 미국이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계속 동쪽으로 돌며 화물을 옮기는 방시기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돌다 다시 동남아와 중국을 거쳐 부산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반대방향인 서쪽으로 향하는 배 역시 방향은 다르지만 비슷하게 운영하는 것 같습니다. 부산을 거쳐 중국에 경유하여 동남아와 유럽으로, 그리고 나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로로 보입니다.
지도에서 한눈에 봐도 홍해를 지나 수에즈 운하를 지나가는 경로가 짧은데, 배가 미사일 공격을 받는 일들이 생기는 탓에 많은 배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멀리 남아공으로 돌아가는 것을 이 배 뿐 아니라 다른 배의 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지도 못했던 지정학적인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아마 항공편이었다면 이런 영향을 받지 않을텐데 선편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선편은 얼마나 걸리나
일반적으로 한달 반을 예상하면 크게 다르지 않는데, 선편은 종종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작년 8월에 한국에서 보낸 물품은 하필 한반도 주변을 지나는 태풍으로 인해 배가 중국에 묶여 원래 예정보다 1주정도 더 지연이 생겼습니다. 배송 조회 기록을 통해 어떤 순서로 얼마나 걸려 도착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7월 21일에 발송되어 미국까지 대략 40일이 소요되었고, 일주일 뒤 육로로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발송일과 시차를 감안하여) 50일이 소요되었습니다. 태풍이 아니었으면 한달 반 전후로 도착했을 듯 합니다.
작년 말에 보낸 물건은 서쪽으로 가는 배를 탔는데, 원래는 수에즈 운하를 지나 미국으로 가는 경로였는데, 이스라엘 전쟁이 생기며 홍해를 지나지 못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역시 2주정도 더 걸려 도착했습니다.
11월 20일에 발송되어 50일만인 1월 8일에 미국에 도착하였고, 육로로 최종 목적지까지는 5일이 소요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시차를 고려하여) 56일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렇듯 여차하면 원래 예정시간보다 몇 주 단위로 지연이 되는 일이 종종 있으니, 시간이 타이트한 경우에는 선편은 피하는게 좋겠습니다.
추가로, 배가 도착하면 이후부터는 USPS에서 조회를 해야 자세한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나 – 트래킹 Tracking
우체국 배송조회는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내역 까지만 조회가 되며, 미국에 도착이 확인된 시점부터 USPS에서 트래킹이 가능합니다. 즉, 배로 이동하고 있는 동안은 양쪽 우체국에서 모두 위치를 조회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우체국 배송조회시 부산을 출발하는 선편명을 알려주는데, 이를 가지고 선편의 위치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AIS라고 해서, 중간중간 배가 보고하는 위치를 조회하는 시스템 입니다. 아쉬운 점은 실시간 조회가 아니고 업데이트 간격이 며칠씩 걸리기도 해서 조회 시점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한달 이상 소요되는 배송기간에 없는 것 보다는 마음의 안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조회 페이지는 Vessel Finder라는 곳 입니다. 왠만한 선박은 조회가 되는데, 업데이트 주기가 너무 길어 며칠전에 이곳을 지나갔구나 정도의 정보만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찾은 더 자주 정보가 업데이트 되는 곳이 있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Shipinfo라는 곳인데, 이곳도 왠만한 선편은 조회가 되면서도 업데이트 간격이 짧습니다. 단, 선편명으로는 조회가 안될 때가 있는데, 이럴 땐 다른 곳에서 해당 선편의 IMO라는 번호를 먼저 찾은다음 이곳에서 조회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또, 찍힌 시점이 실제 위치보다 며칠 딜레이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Shipinfo에서는 아직 바다 위를 지나고 있다고 되어있는데 물건이 미국에 도착해서 육로로 이동중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도 대충 어느정도 도착하고 있다는 확인에는 충분한 정보를 주니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정리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선편으로 보내는 배송에 대해 저의 후기와 함께 소개드렸습니다. 한달 이상 걸리는 배송에 익숙하지 않을 때는 망설여지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잊을만할 때 쯤 도착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다만, 역시 항공편으로 배송되는 택배 보다는 지연의 사유도 많고 조금이나마 분실의 여지도 더 많기 때문에 중요한 물건이나 도착 시점이 중요한 물품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미국으로 유학이나 이주를 위해 짐을 보내신다면, 주소지가 미리 결정된 경우 45일 ~ 60일 정도의 배송기간을 가정하고 보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