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그렇듯 미국에도 알뜰 통신사들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NVMO라고 부르고, 메이저 통신사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한국에도 의외로 이런 알뜰통신사 종류가 꽤 많은데, 최근들어 생활비를 아끼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더 조금씩 인지도가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한국에서는 7Mobile이라는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통신사를 사용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런 알뜰 통신사들이 많이 있는데, 이 중에서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Mint mobile 민트 모바일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도 여럿 계신 것 같습니다. 특히 저와 같이 언제나 돈이 궁한 유학생이라면 더 관심이 갑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민트 모바일을 직접 사용해 본 후기와 함께 민트 모바일을 사용해도 될지에 대한 내용을 공유드립니다.
참고로, 미국의 물가에 대한 포스팅이 있어 함께 확인하시면 미국에서 필요한 생활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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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메이저 통신사와 알뜰 통신사
한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휴대폰이 안터지는 곳을 찾기도 어렵고 왠만하면 빠른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을만큼 망이 잘 깔려있어 오히려 잘 안터지면 문제가 되는 환경이지만, 미국은 사정이 다릅니다. 스마트폰 초기인 2010년 전후만 해도 뉴욕 맨하탄에서 휴대폰이 전화도 잘 안되는 곳이 적지 않았고, 지하철에서 휴대폰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아시는 분은 미국에서 알뜰통신사를 이용하는 것을 꺼려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일반적으로는” 메이저 통신사는 되는데 같은 망을 사용하는 알뜰통신사가 안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즉, 메이저 통신사가 터지면 같은 망을 빌리는 알뜰 통신사도 터지기 마련입니다.
단, 한가지 중요하게 알아봐야 하는 점은 있습니다. 알뜰 통신사 이용자는 같은 망을 사용하는 이용자 사이에서 서비스 순위가 뒤로 밀리는데, 이게 통신망에 사용자가 몰릴 때 문제가 됩니다. 무언가의 이유로 해당 지역 기지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사용량이 몰리면, 알뜰 통신사 이용자는 후순위로 밀리기 때문에 안그래도 잘 안되는 것이 아예 안되게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한국이라면 상상이 잘 안되는 상황이지만, 미국이라면 가능합니다.
이런 경우는 크게 두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뭔가 이벤트가 있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용량이 한번에 몰렸다.
- 해당 지역에서 해당 통신사의 망이 잘 구축되어있지 않다.
1번은 한국에서도 간혹 문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3G망 시절(?) 대학교 입학식날 학생과 학부모가 몰리면서 몇시간 데이터와 전화가 잘 안된 적은 있었지만, 그 뒤로는 경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2번 경우는 한국에서도 왠만큼 시골에 가도 경험하기 힘들죠. 그런데, 미국에서는 땅이 넓기도 하고 우리보다 통신망에 대한 불만이 적은 것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망 자체가 빈약한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나마 요즘에는 많이 나아져서 도심에서는 잘 안그러지면, 아직도 그런 곳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즉, 미국에서 알뜰통신사를 고를 땐 사용하는 통신망이 주로 사용할 지역에서 잘 구축되어 있어 왠만하면 잘 터지는 망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민트 모바일 Mint Mobile
미국의 알뜰 통신사 중에서도 가장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하는 Mint Mobile은 언뜻 보면 꽤 구미가 당기는 옵션입니다.
T-Mobile vs Mint Mobile
민트 모바일은 T-Mobile의 망을 사용합니다. T-Mobile은 미국의 메이저 통신사 중 하나이긴 한데, 예전부터 통신 품질이 안좋기로 유명한 통신사 입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많이 나아져서 도심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외곽으로 나가면 가장 먼저 안터지기 시작하는 통신사 입니다. 즉, 민트 모바일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우선 사용하는 지역에서 T-Mobile이 잘 터지는 지역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T-Mobile이 다른 메이저 통신사 보다 요금이 저렴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추가 할인을 제외하면 무제한 요금제 $60대가 국룰인데, T-Mobile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여러명이 같이 묶이면 더 저렴해지기는 하지만, 한명이 돈을 모아 내야하는 불편함, 중간에 한명이 탈퇴하게 되면 추가 인원을 모집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4명까지 모이면 $30 까지는 내려갈 수 있습니다.
반면, 같은 망을 사용하는 Mint Mobile은 무제한 요금제가 $30, 용량이 정해진 요금제는 용량에 따라 더 저렴합니다. 사람을 모으지 않아도 무제한 요금제를 $30로 이용할 수 있고, 모으면 더 저렴해집니다.
민트 모바일을 사용해도 괜찮은 경우와 아닌 경우
민트는 저렴하지만 T-Mobile 망을 사용한다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T-Mobile이 잘 터지는 곳에서는 민트도 문제없이 잘 터지는데, T-Mobile이 안터지는 지역에서는 거의 안터지기도 하고, 심지어 신호가 안잡혀 서비스 불가로 잡히기도 합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 디트로이트 시내에서는 민트 모바일도 꽤 빠르고 안터지는곳도 잘 없이 쓸만한데, 정작 제가 살고있는 대학도시에서는 안터지는 곳을 어렵지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당장 제 방에서 신호가 안잡히고, 건물에 들어가면 신호만 약하게 잡히고 사실상 데이터가 안터지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이는 저 뿐만 아니라 민트를 사용하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알아보니 제가 다니는 대학 캠퍼스에 T-Mobile 타워가 하나밖에 없어서 음영지역도 많고 금방 과부하가 걸린다고 합니다. 즉, 이런 지역에서는 싸다고 민트를 사용해버리면 신호가 안터지는 일이 많을 수 있습니다.
반면, T-Mobile이 문제없이 터지는 지역에서는 민트를 써도 문제 없습니다.
다른 망을 사용하는 알뜰 통신사
그렇다면 T-Mobile이 아닌 다른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 통신사는 어떨까요? 민트 모바일 만큼 광고를 안해서 그렇지 더 안정적으로 신호가 잡히고 비슷하게 저렴한 알뜰 통신사는 여럿 있습니다. T-Mobile이 아닌 AT&T 혹은 Verizon 망을 사용하는 통신사들이 있는데,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Verizon이 잘 터지는 편이라 Verizon을 사용하는 알뜰 통신사인 US Mobile로 옮겼습니다.
US Mobile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에 적어두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강력 추천하는 옵션이니 한번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무리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의 대략적인 통신망 사정과 알뜰 통신사, 즉 MVNO인 민트 모바일 Mint Mobile에 대해 적어보고 실제 사용하면 느낀점을 공유해보았습니다. 확실히 그 가격은 매력이 있고, 잘 터질때는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잘 터져서 사는 곳이 T-Mobile이 잘 터지는 지역이라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통신사 입니다.
반면, 저와 같이 T-Mobile 지옥(?)에서는 왠만하면 다른 통신망을 사용하는 통신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기에 혹시 누군가 물어볼 사람이 있다면 민트를 선택하기 전 T-Mobile이 잘 터지는지, 혹은 잘 터지는 메이저 통신사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시고 나서 민트를 고려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혹시라도 물어볼 사람이 없다면.. 제가 그랬던 것처럼 첫 3달은 모험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해 보시고 나서 판단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