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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원 지원과 학점 – 학부 학점과 학교 순위는 정말 중요한가

대학 그리고 대학원에 지원하는 과정은 언제나 이전의 자신을 면밀히 돌아보고 남아있는 아쉬움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지원하는 대학이 다른나라에 있는 대학, 그 중에서도 명성이 있는 미국 상위권 대학이라면 자신의 이력에 남은 아쉬운 점이 더 크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학부 학점

미국 대학원에 지원하는 많은 지원자가 유학 준비 과정에서 가장 궁금해하고 한편으로 좌절하는 부분이 바로 자신이 졸업한 학교의 이름, 일명 ‘네임 벨류’와 학점 GPA가 학생 선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추측과 루머만이 검색창에 나온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 몇점은 되야된다’, ‘어느정도 학교 아니면 소용 없다’ 등 저도 지원과정에서 수차례 검색도 해보고 지인들에게 물어도 봤고 희망을 가지다가도 절망도 하기를 반복하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저의 미국 박사과정 지원과 합격의 경험으로 부터 제가 생각하는 학점과 학교 순위의 영향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박사과정 지원절차에 대해 전체적으로 소개드린 포스팅이 있으니 함께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미국 대학원 선발 기준과 학부 학점 및 학교 순위

정확히 어떤 기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소문만 무성하지 않을 것 같은데, 미국 대학은 기준을 자세히 정해두고 선발하지 않습니다. 각 학교마다, 심지어는 같은 학교의 학과마다도 기준이 상이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대학들과 같이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적어서 올려두고 선발하는것이 아니다보니 소문이 많을 수 밖에 없고 그저 다른 사람들은 어땠는지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추측해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학부 성적은 절대적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부성적이 절대적인 기준인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그런 학교도 있는 듯 하지만 모든 상위권 학교가 그런것은 아닙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제 학부성적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수치를 공유하기는 부끄럽고, 대략 4.5 만점 스케일에서 3점대 초반 입니다. 보통 이야기하는 최소 3점 후반이어야 한다는 주장과는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학점이 중요하지 않은것 역시 아닙니다. 다른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체로 학점이 높은편인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대학들이 대학원 과정에 합격한 지원자의 학부 학점(GPA) 통계를 공개하기도 하는데, 이 숫자만 보면 꽤 높습니다. 예를 들어, UCLA Computer Science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Master’s/Ph.D. 합격자의 평균 GPA는 3.75/4.0 이라고 합니다. 4.5 만점 기준이라면 4.0 근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학점이 좋은 것이 선발에 유리한 것이 맞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좋은 학점이 절대적인 우선순위는 아니며, 저와 같이 거의 최소요건에 붙어있어도 다른 평가요인으로 인해 합격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학점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의 지원 과정에서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원자의 다수가 학부 졸업예정자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 지원자들이 내세울 이력은 학점이 가장 큰 요소이나, 이미 석사학위가 있거나 회사경력 등 졸업 이후의 경력이 있다면 경력에서꽤 많은 지원자 보다 눈에 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원서를 잘 준비하여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좌절하고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석사과정과 박사과정 선발과 학점

학교마다 기준이 다른 와중에도 어느정도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는 점은 있습니다. 석사과정 선발에는 학점이 매우 중요하게 보고, 박사과정에서는 연구참여 경험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일종의 소문인데 어느정도 사실로 보입니다. 실제로, 제가 있는 학과 기준으로 같은 해 입학한 학생 중 석사로 들어온 학생들은 학점이 높은 편이고, 박사과정으로 들어온 학생들의 학점은 범위가 좀 더 넓은 대신 연구 경험이 없이 지원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이 역시 학점이 일단 중요한 학교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으니 모든 학교가 이렇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미국에서 널리 알려진 소문이니 참고는 할 만한 정보인 것 같습니다.

석사 학위와 대학원 성적은 영향이 있는가

박사과정에 지원하는 경우 석사학위를 가지고 지원하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석사는 한국에서 받고 박사과정으로 미국에 왔는데, 미국 박사과정에서 석사학위 소지여부 자체는 큰 이점이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석사학위가 있는데 별로 성과가 없었다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UCLA의 Computer Science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략 30~40% 정도가 석사학위 없이 박사과정에 선발되었다고 합니다.

석사과정에서 받은 학점은 잘 받으면 본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도 그렇지만 대학원생에겐 학점이 학부보다 후하기 때문이고, 미국대학이 아닌 곳에서 받았다면 미국에서는 학점만으로는 알 수 있는 내용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점 외 평가요소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겠다고 정해두고 그 외에는 고려하지 않는 한국대학 전형과는 다르게 미국 대학은 지원자를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왠만하면 받아주고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렇다보니 학점 외에 평가될 수 있는 요소는 무수히 많은데, 그 중에서 일반적으로 좋은 요소로 인정받는 것들은 대략 이렇습니다.

  • 연구 이력/ 논문 발표 이력: 학점과 더불어 대학원 지원서류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입니다. 정해진 범위에서 시험을 잘 보는것과 연구를 잘하는 것은 같지 않고, 대학원 심사위원들도 이를 잘 알고있기 때문입니다.
  • 회사 경력: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서 얻은 경험을 좋게 평가하는 학교들이 있고, 동시에 학부졸업 예정자이 보여주기 어려운 내용이기도 합니다.
  • 특이한 배경: 다양하고 극적인 사연이 모이는 미국에서 한국 유학생이 돋보이기는 어려운 요소이긴 하나, 다양성은 미국 대학들이 좋아하는 키워드이기 때문에 서류로 잘 어필할 수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워낙 다양한 요소들이 있는데, 이는 지원서류 작성에 대해 자세히 다룬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졸업한 학교의 순위가 중요한가

유학을 준비하면서 꼭 이해해야 하는 점이 한가지 있는데, 학교를 순위로 나열하여 우열을 가리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점 입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가 있고 한참 설명해야 하는 주제이지만, 짧게 적어보자면 이렇습니다.

누군가 정한 순위와 이에 따라 입결이 갈린다는 점 외에는 평가할 특이사항이 없는 한국대학들과 달리 미국은 각 학교마다의 특징이 분명한 학교들도 많고 학교들의 우열을 일렬로 세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렇다 보니 미국 대학들은 졸업장에 써있는 학교이름 보다는 다른 요소에 더 무게를 두고 학생을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도 학교마다 다릅니다.

이런점은 필요하다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대학들은 대학원생, 특히 박사과정 학생들의 프로필을 올려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여 그렇지 않더라도 각 연구실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대학원생의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죠. 지원하려는 학교의 학과 홈페이지에 이런 정보가 있다면, 한국 유학생들이 어느학교를 졸업하여 유학을 가게 되었는지를 알아볼 수 있고, 그러면 해당 학과에서 선발 시 얼마나 출신 학교 이름을 중요하게 고려하는지 어느정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예컨데, 모두가 최상위권 학교인 경우는 학교가 결과적으로는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해볼 수 있겠고, 반대로 그렇지 않은 학교를 졸업한 학생도 적지않게 있다면 학교 이름은 큰 요소가 아니라고 유추해 볼 수 있겠습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한국 유학생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아서 정보가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어느정도 사실여부는 확인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자세한 프로필을 포스팅에서 공유드리기는 무리가 있어, 임의로 정해 일부 확인한 내용만 공유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내용이 아니고 합니다.

Stanford University, Purdue University, University of Michigan, 그리고 UIUCComputer ScienceElectrical Engineering 학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연구실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미국에서 학부를 졸업하신 분이 가장 많았고, 한국에서 유학을 가신 분 중에는 역시 서울대, KAIST, 포항공대를 졸업하신 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외 학교들을 졸업하신 분들도 더럿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중에는 서울소재가 아닌 대학을 졸업하신 분들도 여럿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최고 명문대학을 나오신 분들이 더 많기는 하나 꼭 그래야만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하는 점도 있습니다. 서울대, 포항공대, KAIST를 졸업하신 분들은 그만큼 선발된 인재들이기 때문에 학교 이름을 제외하고도 우수성을 입증받았을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반대로 이야기하면 지원서를 통해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다면 학교 이름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합격하신 한국의 명문대학 출신 지원자가 얼마나 합격했는지 역시 알 수 없기 때문에 단순히 합격자의 다수가 명문대학 출신이라고 하여 학교 이름이 큰 영향을 주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제가 미국에 와서 여러 사람들과 얘기해보고 가지게 된 생각은 이렇습니다. 어느나라던 명문대학 졸업생은 어느정도 신뢰를 가지고 서류를 검토하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학교 이름 외에 다른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학교 이름은 그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학교의 명성이 덜 높은 학교라면 학교 성적이 좋다고 하여 바로 우수하다고 판단하지는 않지만, 다른 요소로 우수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좋게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즉, 학교 이름보다는 더 중요한 평가요소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리

대학 진학에 고등학교 성적이 중요한 점을 생각해보면 대학원 입시 역시 학교에서 학술적인 활동을 이어갈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인 만큼 학부 성적이 중요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랬고 다른 누군가도 그랬듯 학점이 높아야만 선발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며 반대로 높다고 무조건 합격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학점은 지원자를 평가하는 하나의 요소이고, 이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 과거의 학점 때문에 낙담하고 포기하기 보다는 하나의 스토리로 잘 엮어 돋보이는 지원서를 완성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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