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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유학 준비와 지원의 모든 것 – 합격 예시로 보는 준비부터 제출까지

미국 박사 유학. 누군가에게는 두렵고 어쩔땐 설레는 미국 박사과정 유학의 결정을 앞두었다면 같은 길을 지나온 사람으로서 반갑고 응원드립니다. SOP, Personal Statement, CV 등 미국 대학원에 맞는 서류작성 및 토플 점수 등 원서작성 부터 쉽지 않고, 합격 후 가야할 길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쉬운 결정은 결코 아닐 것 입니다. 이에, 저의 합격 서류 예시와 함께 내용 공유에 도움이 되고자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정의 동기는 모두가 다르겠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막막한 출발점에서 시작하는 것은 모두 같지 않을까 합니다. 처음엔 막막하고 답답했던, 다 지나서 돌아보면 한번 해볼 만 했던 미국 대학원 준비와 박사과정 유학을 위한 지원 과정을 하나씩 소개하며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미국 대학원 합격 메일
대학원 합격 메일


저의 서류와 참고하면 좋은 자료

미국 박사과정 지원을 위해 많은 고심과 수정 끝에 완성한 저의 SOP, Personal Statement, 그리고 CV를 공유 드립니다. 또, 제가 처음 작성을 시작하면서 힌트를 받은 다른 분의 포스팅도 있어 이를 함께 공유드립니다. 아래 글에서 자세히 설명드린 각 서류의 작성에 대한 내용을 공유드린 저의 샘플 자료와 함께 보시면 각자의 원서 작성을 위한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작성한 서류

제가 박사과정 지원하며 제출한 주요 서류 샘플 입니다. 당연하겠지만 저의 스토리는 저의 이력을 기반으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저에게만 적용되는 서류이고, 다른 사람이 같은 내용을 자칫 잘못 사용하면 선발과정에서 큰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박사과정에 지원하시는 모두 각자의 훌륭한 스토리가 있으실테니 대략 이렇게 쓰는구나 정도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상업적인 용도로는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참고하면 좋은 자료

저는 아래 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전체적인 SOP 형식을 많이 빌렸고, 일부 유용한 영문 표현도 참고하였습니다. 저보다 더 체계적으로 그리고 더 잘 준비하신 내용을 자세히 공유해주시었고, 그래서 저도 제 자료와 함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미국 대학원의 학생 선발

많은 것이 투명해야만 하는 우리나라 대학들과는 달리, 미국 대학은 학생 선발 과정의 대부분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어떤 학생을 원한다 정도의 광범위한 설명만 간혹 있을 뿐, 어떤 기준으로 선발하는지는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이 때문에 학교마다, 심지어 같은 학교의 각 학과마다 선발 기준을 다르게 잡기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 마저도 매년 다르게 바뀐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만큼 선발 기준에 나를 맞춰 지원서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각 학교마다 무엇을 더 중요하게 보는지는 알기 어려워도 어떤 것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어느정도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습니다. 학교에 따라서는 순차적으로 모두 통과해야 하는 방식이라고도 하고, 어떤 경우는 우선 모두의 의견을 모은 후 최종 평가를 한다고도 하는데, 어떤 순서이던 아래 방식의 평가를 거치는 것은 공통적인 것 같습니다.

  • 학과 Committee (심사위원)의 평가: 지원한 학과에서 모집한 심사위원 중 일부가 한 원서를 읽고 각자의 평가를 취합합니다. 같은 학과이긴 하지만 분야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 교수들일 가능성이 높아 전문적인 내용 보다는 지원학생으로서의 동기, 역량 등을 평가하게 될 것 입니다. 여기에는 학점부터 논문, 기타 활동 등 학과의 기대치에 부합하는지 정도를 평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지명한 Advisor(지도교수)의 평가: 뒤에서도 설명하겠지만,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원서에는 지도교수로 원하는 교수를 여러명 적도록 되어있습니다. 여기에 적은 교수들에게 원서가 전달되면, 해당 교수들이 자신의 학생으로 받아줄 의향이 있는지 의견을 학과에 전달합니다. 여기에는 학생의 연구 역량 뿐 아니라 지원 당시의 연구실 상황 등 다른 요소들도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운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대학원의 평가: 학과 심사위원들의 평가와는 별개로 대학원에서도 원서를 추가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대학원에서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평가하기 보다는 최소한의 요건을 만족하는지 정도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예컨데, 학과에서 통과되더라도 학점이 지나치게 낮으면 대학원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위에 적은 내용 정도가 미국의 모든 학교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렇게 구체적이지 않아 학점이 중요한지 다른게 중요한지 등 자세히 알고 준비할 수 없습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무엇을 평가할지 정해놓고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자신있는 방향으로 지원서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인 내용부터 돌아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학원. 박사과정. 그리고 미국 유학.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유학. 짧지만 여러 큰 결정의 조합일 것 입니다. 미국 박사과정 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하는 내용들이라 혹시 이미 답을 가지고 계시더라도 한번 쯤 다시 되돌아 보며 결정에 확신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학원 박사 과정 진학

우선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에서 ‘미국’을 빼고 생각해 보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던 한국이던 박사과정으로 진학을 결정하는 것은 공통적으로 고민해야 할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석사과정 결정의 초점이 다소 다릅니다만 유학을 결정하기에 앞서 진로 자체에 대한 결정이 필요한 것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박사과정 결정에 초점을 두고 추후 별도 포스팅에서 석사과정 유학 결정에 대해서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박사과정에 진학하려 하시나요?

자칫 대충 넘겨버릴 수 있는 고민점이지만, 지원서 작성 과정에서 반드시 정리하여 적어야 하는, 또 본질적으로 진로 결정에 있어서도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내용일 것 입니다.
여러분은 왜 한 분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려고 하시나요? 이 질문은 뒤에 더 자세히 설명할 [SOP / Personal Statement]를 작성하며 반드시 답해야 하는 질문 입니다.

당연하지만 이 질문에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말은 되야 하죠. 고민을 미루다 서류 작성 타이밍에 급하게 생각해서 적으려다 보면 어정쩡한 글이 나올기 쉽고, 그러면 그만큼 서류는 눈에 안띄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박사과정 진학 결론에 달하는 것이 현명하고 또 서류에 좋은 내용이 될까요?

박사과정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원 동기’ 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시스템에서는 형식적인 질문 정도로 남아있는 ‘지원 동기’는 사실 근본적으로도 미국 입시 시스템에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내용입니다. 어찌보면 당연한건데, 형식적인 입시 시스템 아래에서는 자시소개서 빈 칸을 채우는 유치한 작문 정도로 치부되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저의 예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저는 중학교때 참가했던 과학의날 로봇대회에서 수상한 것을 계기로 로봇 공학자가 되고 싶어졌고, 관련 전공으로 대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그러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졌을 때 로봇으로 가장 인정받는 일본에서 로봇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충격을 받아 고민을 하게 되었고, 2015년 미국에서 해당 사건을 모티브로 개최한 DARPA Robotics Challenge에 참가하는 한국 팀에 인턴으로 합류하여 대회장에서 직접 대회 장면을 목격하였습니다. 사고 이후로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 로봇은 아직 실제 사용되기까지는 아주 멀리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현장에 있던 여러 나라에서 온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석사로 진학하여 석사로 졸업하였는데, 그 이후 산업 현장에서, 또 연구소에서 일을 이어가다 보니 석사의 지식으로는 한계에 부딛히는 일이 많아 더 배워야 나아갈 수 있겠다는 결심으로 박사과정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저의 동기이고 서류에는 ‘왜 우리 대학이냐’ 까지 이어져야 하는데, 이는 아래 서류작성 부분에 더 적어보겠습니다. 제 예시가 가장 뛰어나지는 않지만, 동기는 뚜렷하고 학업과 경력이 이어지기 때문에 서류 심사에서 한번은 더 주목을 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물론 서류를 위해 지어낸 스토리가 아닌 진짜 저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진심 역시 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미국 대학원에 가려고 하나요?

국내 혹은 다른나라가 아닌 미국으로 가려는 이유 역시 한번 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서류 작성 과정에서 미국으로 가려는 이유를 묻지는 않지만 서류 다른 부분에 녹아낼 필요가 있을 수 있고, 근본적으로도 충분히 고민의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가려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사실 서류보다 수년간의 미국생활, 그리고 미국의 학교에서 배우는 과정에 잘 맞을지에 대한 내용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가게 되면 미국 사회에서 지내며 미국 학교를 다니고 (다른나라 사람일 순 있어도) 미국 대학 교수의 지도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될 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크게 아래 두가지 범주로 나눠 생각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국 대학원이 더 좋은 점

정석적인 접근을 해보면 미국 대학원을 나와 미국 학위를 가지는 것이 국내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것 보다 더 나은 점이 있어야 유학의 이유가 설명될 것 입니다. 분야마다 그리고 사람마다 각자 다 이유는 다르기 때문에 자세히 적지 않고 저의 예시만 공유드리지만, 어떤 이유던 미국으로 가는 것이 맞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결정의 이유가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를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저의 분야인 로보틱스는 다른 이웃 분야에 비해 커뮤니티가 많이 작은편 입니다. 커뮤니티가 작다보니 사람이 적고, 사람이 적다 보니 이 분야의 전문가도, 같이 연구를 배워갈 다른 학생도 그 수가 적습니다. 저는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배우는 것을 추구하는데, 한국의 로봇학계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미국 역시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로봇학계가 작지만, 전체 학계의 규모가 더 큰 만큼 로봇학계도 커뮤니티가 우리나라 보다는 많이 더 크고, 거기에 미국 학교 시스템은 다른 학과, 더 나아가 다른 학교끼리의 협업도 환영하고 독려하는 시스템이라 제가 추구하는 성장의 방식과 잘 맞습니다.

이 외에도 미국에서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편이 취업의 기회도 훨씬 더 많은데, 이 내용은 나중에 다른 포스팅에 따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미국 사회가 잘 맞는가

학업과는 별개로 미국 자체가 나에게 잘 맞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미국 대학이 순위가 더 높고 더 유명한 교수가 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더 좋은곳이라고 미국으로 떠났다가는 하루하루 생활이 스트레스인 문제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도 잘 알려져있듯, 미국 사회의 정서는 우리나라 정서와 많이 다릅니다1. 한국사회에서 보다 다른사람의 인종을 크게 신경쓰지도 않아야 하고 나이에 따른 예절도 잊고 살아야 하며, 때론 공공예절 등 우리의 상식이 통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지도교수와의 관계 역시 우리나라에서 처럼 수직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면 대부분의 지도교수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식사 등 전반적으로 환경이 달라 내가 그 환경에 맞출 수 있는지를 먼저 판단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미국사회가 잘 안맞아 고생하고 때론 삐뚤어지는 사람들을 실제로 몇 명 보았습니다.)

미국으로 결정을 한다면 미국 대학원이 더 좋은지, 미국 생활이 잘 맞을지를 고민해 보고, 미국 대학원 진학이 미국 생활에서의 어려움을 감수 할 만큼 이점이 있다고 본다면 미국으로 가는 것이 맞는 선택일 것 입니다.

미국 대학원 준비하기

미국으로 유학을 결정하였다면 이제 서류 작성을 위한 준비를 해야겠죠. 사실상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내용을 거의 다 정리해서 담아야 될 정도로 상당히 공을 들여 작성해야 하는것은 물론이고, 표면적인 서류작성 보다 그 내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단, 미국 대학 지원 시 공통으로 필요한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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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원 지원에 필요한 서류들

  • Statement of Purpose(SOP): 연구계획서에 가까운데, 구체적인 희망분야 뿐 아니라 지도교수와 그 이유까지 포함되어야 함.
  • Personal Statement: 자기소개서. A4 한장 반 정도의 분량으로 지원 동기를 포함하여 나를 어필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글.
  • CV / Resume: 이력서. 미국에서 통용되는 형식이어야 함.
  • Letter of Recommendation: 추천서. 대부분 최소 3명의 추천을 요구하며 추천인은 나를 어느정도 알 수 있는 접점이 있어야 함.
  • TOEFL 혹은 IELTS: 미국 시민이거나 영어권에서 학부를 졸업하지 않았다면 대부분 학교에서 필수서류로 요구함.
  • GRE: 몇년 전 까지 필수항목이었으나, 코로나를 기점으로 거의 모든 학교가 선택항목으로 전환함2.

대학원 지원은 최소한 학부과정은 끝날 쯤 지원하는 만큼 내용은 보기 좋은 지원동기에서 끝이 아니라 이 내용을 그간 지나온 경험으로 받쳐줘야 합니다. 경험은 뛰어난 학점이 될 수도, 분명한 연구경험이 될 수도, 혹은 다른 남다른 경험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느쪽이던 서류에 적은 내용과 일치하는 경력이 있어야 한번이라도 더 읽게할 수 있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즉, 여러 서류들이 모여 잘 이어지는 하나의 스토리를 그려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서류 작성 전 장기적으로 준비할 내용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원서 작성을 위한 내용으로 나누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GRE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티스토리 블로그에 적어둔 것이 있어 이를 공유 드립니다.

평소에 준비할 내용

원서의 내용을 채우는 것이다 보니 시간이 많을 수록 더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을 것 입니다. 최종 지원까지 남은 시간이 많을 수록 자유도가 더 높으니 어느정도 남은시간을 구분해서 적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남은 시간과를 별개로, 학점은 가능한 잘 받아두는 것이 언제나 좋으며, 영어시험 준비도 시간을 가지고 틈틈히 해두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3년 이상 남았다면

학부 초반부터 유학을 결심했다면 유학 준비에는 좋으나 일반적으로 아직 진로를 확정하기에는 탐색이 더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같은 학과 내에서도 세부적인 분야는 많고, 수업을 듣고 내용을 알아가다 보면 관심 분야가 바뀌는 경우도 아주 많습니다. 그렇게에 학부 초반에는 도전적으로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가능하면 교수님들과 최대한 많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또, 나중에 지원할 때 추천서를 받아야 하는데, 나를 잘 알고 추천할 수 있을 만한 교류가 있었던 사람 3명에게 받아야 합니다. 학교를 다니며 학과 교수님들과 특별한 교류가 없다면 추천서를 써줄 수 있는 3명을 나중에 급하게 구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려우니 시간을 가지고 교수님들과의 교류 기회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연구실에 학부인턴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고, 수업을 적극적으로 듣고 좋은 성적을 내고 나서 부탁들 드리는 방법 역시 괜찮습니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 박사학위를 가진 교수님께 부탁드리는 것이 약간이나마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3년 정도의 시간여유라면 조금씩이라도 영어에 익숙해지는 노력을 시작해보는 것도 나중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지원을 하게되면 당장 원서도 모두 영어로 작성해야 하고 인터뷰도 영어로 보고 합격 후에도 영어로 생활하며 연구를 이어가야하기 때문에 영어는 반드시 필요한데, 단기간에 충분히 익숙해지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원어민 친구를 만들어 연습의 기회를 만들어보는 것도 시간이 있을 때 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추가로, 원어민 친구와 친분이 잘 쌓인다면 나중에 원서 작성 시 언어적으로 큰 도움을 받으 수도 있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TOEFL 준비도 시간을 가지고 하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단, 점수 유효기간이 2년이기 때문에 너무 일찍 점수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2년 정도 남았다면

학부 3학년 쯤 부터 유학을 결심했다면 더 나아가고 싶은 분야를 먼저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세부적인 분야까지 정해보는 것이겠으나, 학부생이 혼자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큰 분야, 예를 들면 집적회로, 통신, 기구설계, 컴퓨터 비전 등 학과 내에서 크게 구분되는 정도에서 우선 정해보고, 수업이나 교수님 상담 등 여러 경로로 자세히 알아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느정도 마음이 가는 분야를 찾았다면 스토리를 채울 소재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박사과정 지원에 가장 효과적인 소재는 학점과 더불어 연구경험, 그 중에서도 논문이 있으면 가장 좋은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연히 좋은 학회/저널 논문일수록 좋고, 가장 기여도가 높은 1저자이면 가장 좋으나, 학부생이 혼자 이루기는 매우 어려운 성과 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관련 분야 연구실에서 학부인턴을 하며 연구에 발을 들여보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보통 학부생에게 많은것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박사 과정 지원에 유리할 만한 성과를 내기 까지는 부지런하고 적극적인 인턴활동을 통해 기회를 만드는 것이 사실상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만약 기술적인 능숙함을 어필하고자 한다면 연구실 경험 외 경진대회, 관련 동아리활동 등 다른 이력을 만들어 볼 수도 있겠지만, 연구역량을 주로 보는 박사과정 선발에 유리할 만한 기술적인 우위는 보이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그리 추천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제가 이쪽이었는데, 그래서 학부과정 중 성과로 내세울게 별로 없었습니다.)

위와 마찬가지로 여유가 있을 때 TOEFL 준비도 조금씩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1년 이내로 남았다면

주변에 물어보면 미국 대학원 준비와 박사과정 준비를 시작하는 시점으로 원서 제출 1년정도 전을 가장 많이 꼽는 것 같습니다.

1년 정도 남았다면 희망 분야는 이미 정해둔 상태인 것이 좋은데, 혹시 그렇지 않다면 이 결정을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이력서에 채울 내용을 만들었거나 만드는 중이라면 좋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논문 성과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낙담하지 말고 지금까지 해둔 것들 혹은 남은 시간동안 인턴이력과 같이 이력서에 한줄 더 넣을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1년 정도 남은 시점부터는 슬슬 어느학교의 어느 연구실로 지원할지 탐색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 중요한건 어느 학교인지 보다는 어느 교수인지가 중점이 되야한다는 점 입니다. 이 과정은 어느 교수가 관련 분야 연구를 하는지 알아봐야 하는 과정이라 시간이 꽤 걸립니다. 일일이 연구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분야를 확인하는 과정이 일반적인 방법이고, 관련 분야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께 추천을 구하는 방법도 꽤 도움이 됩니다.

만약 아직 TOEFL 혹은 IELTS 점수가 없다면 이제는 점수를 따야할 때 입니다. 준비가 잘 되어있다면 한번에 잘 받아 더 신경쓰지 않을 수 있겠으나, TOEIC처럼 급하게 준비해서 점수를 받기 매우 어려운 시험들이고 응시료도 매우 비싸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시간이 있을 때 더 준비해서 점수를 받는 것은 몇번을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원서 제출 및 심사 기간

미국 학교 시스템은 3월이 아니라 9월을 첫 학기로 합니다. 대학 마다 학기제도가 다르기도 한데, 보통 9월에 시작하는 학기를 Fall Semester, 짧게는 그냥 Fall 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대학원의 원서 마감은 대부분 12월에 잡혀있고, 그 중에서도 12월 중순인 15일 전후로 가장 많이 몰려 있습니다. (연말에는 쉬어야 되기 때문이겠죠)
원서 작성 후 원서비를 결제하면 제출이 완료되고, 이제부터는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미국 대학은 합격 발표일을 정해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느정도 통계는 있습니다.

  1. 12월 중 원서 제출 마감
  2. 3월 중 1차적으로 결과를 돌려 4월 중순까지 결정 기한을 줌
  3. 4월 중순 이후 빈 자리를 후순위 학생에게 제안함
  4. 최대 6월까지 반복하며 빈자리를 채움

원서 작성하기

지금부터는 원서를 작성할 재료는 모두 모아 둔 상태에서 원서를 작성하는 단계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학교에서 위에서 적은 서류들은 공통적으로 요구하며, 나머지는 학교에서 추가로 물어보는 질문 정도이기 때문에 위 서류만 준비된다면 원서 제출에 매우 가까이 왔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단, 학교마다 SOP와 Personal Statement를 둘 다 내라고 하기도, 둘 중 하나만 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담을 내용은 변하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에, 둘 중 하나만 요구하는 학교의 경우에는 정해진 분량 안에서 잘 섞어서 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어떤 학교는 SOP는 만들어서 제출하고 Personal Statement에 해당하는 내용은 원서 작성 시 웹페이지에 준비된 질문에 맞춰 작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내용이 여러 서류에서 중복되는 것은 좋지 않고, 결국 질문들이 Personal Statement에 들어가는 내용들인 경우가 절대다수라서 SOP는 그대로 내고 나머지는 복사 붙이기만 잘 해도 될 때가 많습니다.

참고로, 준비된 내용을 작성하고 원서를 제출하는 방법에 대한 소개는 아래 포스팅에 적어두었습니다.

Personal Statement 작성하기

미국 대학 그리고 대학원 지원에 자기소개서의 비중은 꽤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뜻 생각해 보면 객관적이지 않고 다른 사람이 써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는 것이 한국의 입시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미국 대학이 학생 선발 과정에서 더 자유롭게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자기소개서는 나의 지원서를 이해하는 가이드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지원서를 짧은 시간안에 심사해야 하는 심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소개서가 있는 편이 더 편하겠죠. 같은 맥락에서, 자기소개서가 너무 길면 그대로 심사가 더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길어서도 안됩니다. 일반적으로 A4 한장 안쪽으로 정리하되, 나에 대한 가이드는 모두 할 수 있어야 하니, 공을 많이 들여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이 쓰지 않으면 제대로 작성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점도 있습니다.

대학에 지원할 때와 대학원에 지원할 때 제출하는 Personal Statement에는 분명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마칠 예정인 지원자가 작성할 때는 자신의 꿈과 열정을 어필하는것 외에는 기대할 것이 없지만, 학부를 마치고 한발 더 나아가는 시점에서는 꿈과 열정을 가진것에 더해 그 꿈과 열정으로 얼마라도 해온 것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겠습니다. 그렇기에 나의 꿈과 열정이 나의 대학생활 중 혹은 그 이후 지나온 길과 일치가 되지 않으면 서류의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렇기에 마치 성찰하듯 나를 되돌아 보며 시간을 가지고 다듬으며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Personal Statement의 작성에 대한 내용을 아래 포스팅에 더 자세히 적어두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흐름은 아래와 같습니다:

  •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동기로 이쪽 길로 오게 되었는지
  • 대학 재학 중 (혹은 석사과정이나 회사생활 중) 동기에 따라 이룬 점
  • 박사과정에 진학하려고 결정하게 된 계기
  • 해당 학과 박사 프로그램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이유

위 구성은 저의 경험을 비출 때 가장 적합한 흐름이라고 본 것이고, 각자의 배경에 따라 더 잘 맞는 구성과 흐름이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이렇게 해야한다는 쪽이 아닌 본질적으로 어떤 메세지를 담아야 하는지를 고민해서 작성하는게 좋겠습니다.

Statement of Purpose(SOP) 작성하기

학업계획서에 해당하는 SOP에는 Personal Statement와는 다르게 지원 분야에 관련한 내용과 지원자의 목표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야 합니다. 필요한 요소를 간략하게 나열해보면 이렇습니다:

  • 박사과정에서 연구하고자 하는 세부분야가 무엇이고, 왜 이걸 하고자 하는지 (이 분야을 선택한 이유)
  • 박사과정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 – 박사과정 중 이룰 수 있는 단기적인 목표와 이후 이루고자 하는 장기적인 목표
  • 지원 분야와 관련된 (혹은 어필하고자 하는) 연구/개발 경험과 설명
  • 해당 학과의 교수 중 지도교수가 되길 희망하는 교수와 이유

*SOP 작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에 공유해두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세부 분야

세부 분야는 구체적일 수록 좋은데, 너무 구체적인 나머지 이 분야에서 연구하는 교수가 이 학교에 없으면 곤란하겠죠.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내가 희망하는 세부분야가 있으며 나의 이력이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고, 해당 학과에 비슷한 연구를 하는 교수가 있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여기서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 있습니다.

  1. 각 학교의 교수 중 한명 혹은 그 이상이 하는 분야를 특정해서 학교마다 다르게 작성한다.
  2. 내가 정한 세부분야와 가까운 교수가 있는 학교/학과만 지원한다.

각자의 선택이겠지만, 저는 후자를 택하였습니다. 그 덕에 몇몇 유명 대학은 지원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지원하는 모든학교에 일관되게 서류를 작성할 수 있어 편리하였습니다.

단기 목표(Short-term goal)와 장기 목표(Long-term goal)

심사자로서는 지원자가 박사과정 진학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엿볼 수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목표라고 하니 논문을 새로 낼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하는건지 고민스러울 수 있지만, 이 서류를 심사하는 심사자들이 해당 학과에서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들이라는 점과, 희망하는 지도교수는 당장 연구성과를 신박한 아이템이 아닌 지원자의 연구 방향이 자신의 방향과 맞는지를 보고자 한다는 점을 생각하고 작성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의 내용을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처음 지원 동기가 ‘사람을 도와 꼭 필요한 상황에 조력자로서의 로봇을 만들고 싶다’ 였으며, 지금까지는 ‘정해진 상황에서 효과적인 multi-robot task planning’을 연구했는데 박사과정을 시작한다면 이 연구를 연장하여 ‘미리 알지 못하는 환경에서도 효과적인 multi-robot task planning’을 연구하고 싶다. 졸업 후에는 창업을 통해 연구 성과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가고자 한다’ 라는 내용 정도로 작성하였습니다. 이처럼 박사과정 중 이루고자 하는 성과는 합격하면 바로 실행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기에 약간만 구체적으로 적고, 장기 목표는 어차피 그래도 될 것을 기대하지는 않기 때문에 내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수준에서 자유롭게 적으면 될 것 같습니다.

희망하는 지도교수

‘내 지원서가 이 교수에게 가도록 해주세요’ 라는 메세지와 동시에 희망하는 지도교수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담을 수 있는 중요한 부분 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해당 교수가 어떤 연구를 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 분야가 내가 희망하는 세부분야와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학교와 학과마다 내용이 바뀌어야 하며, 지원하는 모든 학교마다 해당 연구를 하는 교수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어야 하고, 학교 홈페이지를 일일이 뒤져 알아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위에 준비과정 중 적은바와 같이 시간을 좀 가지고 찾아보는 것이 놓치는 교수나 잘못 적는 일을 방지하는 측면에서 좋겠습니다.

CV / Resume 작성하기

Personal Statement를 작성할 때는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돌아봐야 했다면, CV/Resume를 쓸 때는 내가 뭘 하고 살았었는지를 꼼꼼하게 되돌아보며 작성해야 하는 서류 입니다. 예전부터 미리 기록해 둔 것이 있다면 작성이 더 수월한데, 그렇지 않다면 생각이 나지 않아 놓치는 이력이 없도록 잘 되돌아보고 무엇을 적을지 먼저 기록해 두고 작성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CV 작성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에서 공유 드립니다.

들어가야 하는 내용

필수적으로 학력이 먼저 필요하고, 연구 경험이 있다면 연구 경험, 인턴 혹은 직장 경력이 있다면 당연히 적어야 합니다. 그 외에 수상 경력, 동아리 활동, 자원봉사 등 내가 놀면서 보내지만은 않았다는 점을 나타낼 수 있는 내용은 빠짐없이 적는 것이 좋습니다3.

다만, 적는 이력이 자신있게 나의 이력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발 과정에서 인터뷰를 거치며 CV에 적힌 내용에 대해 언제라도 질문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빠짐없이 적되 질문이 오면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나의 이력인 것이 중요합니다.4

일반적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내용들을 무작위로 나열해 보겠습니다.

  • 학력 – 학사와 (있다면) 석사 학위 관련 내용
  • 논문 실적 – 1저자 여부와 상관없이 저자 중 한명이라면 기입
  • 장학금 / 수상 이력 – 장학금 수혜 이력과 (어떤 상인지에 따라) 수상 이력은 적지 않은 도움이 되는 것 같음
  • 인턴 경력 – 연구실 학부인턴 및 회사 인턴 경력
  • 회사 경력 – 경력의 공백이 없는 것이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니 지원 분야와 관련이 적더라도 기입하는 것이 좋음
  • 동아리 활동 – 많다고 좋은게 아니니 이 서류에서 도움이 될 것 같은 실제로 활동을 했던 활동을 적는 것이 좋음
  • 특허 출원/신청 내역
  • 언어 – 어차피 토플점수를 제출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닌데, 의례적으로 적는 경우가 많음. 혹시라도 3개 국어 이상 할 줄 안다면 여러 의미로 도움이 될 수도 있음
  • 추천인 – 언어와 마찬가지로 필수는 아니지만 의례적으로 종종 작성하기도 함. 빈 공간 채우기에 좋음.

증빙이 어려운 이력

결론부터 적어보면 증빙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실제 이력이라면 적으면 됩니다. 지원서에 적는 모든 이력에 대해 증빙을 요구하는 한국에서와는 다르게 미국에서는 기입한 이력에 대해 어느정도 신뢰를 기반으로 받아들입니다5. 또,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원래 증빙서류가 따라오지 않는 이력들도 꽤 있습니다. 예를 들면, 봉사활동에 대해 증빙서류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일반적이니 않은 다른 이력6을 내세우는 경우 증빙은 더 여렵겠죠. 심지어 수상을 했지만 상을 분실하거나 팀으로 받았는데 한명이 들고 연락이 끊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력들이 있다면 증빙때문에 주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내역을 적어도 됩니다.

Resume에 들어갈 이력에 있어 증빙보다 훨씬 중요한 점은 이 이력들이 나의 스토리를 잘 가리키고 있는지 여부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적는지는 자유지만, 그것이 나의 스토리와 매치가 되야한다는 뜻이죠. 쉽게 예를 들어보면 Personal Statement에서는 학부 과정 중 다양한 자발적인 경험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박사진학을 결정했다고 적었는데, Resume에는 해당되는 이력이 없다면 지원서의 전체적인 설득력이 떨어질 것 입니다.

CV / Resume 양식

CV는 자유양식입니다만, 미국에서 통용되는 어느정도의 틀이 있습니다. 미국식 CV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력서와는 차이가 있어 작성에 앞서 미국식 CV 형식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이력서 형식과 가장 큰 차이는 표를 만들어 내용을 채우는 형식이 아닌 글’만’ 순차적으로 늘어놓는 형식이라는 점 같습니다.

미국식 CV에 익숙하지 않으면 너무 고리타분해 보일 수 있지만, 놀랍게도 거의 예외 없이 모든 지원자가 이 형식에 따라 작성합니다. 그래서, 굳이 형식에 대해 안내하지 않아도 학교에서는 이런 형태로 제출할 것을 기대합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간혹 디자인적인 요소를 많이 추가한 템플렛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쪽이 더 보기 좋은 듯 해서 이런 템플렛을 이용해 작성했었는데, 다른분의 조언에 따라 일반적인 미국식 CV 형식으로 다시 작성하였습니다. 이유는 심사자의 입장에서는 익숙한 형태로 작성된 서류를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예상7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의 틀 안에서는 자유롭게 선택해도 됩니다. 저의 서류와 위에서 공유드린 참고자료, 그리고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8 몇가지 양식을 남겨보겠습니다. (사진에 링크 걸어두었습니다.)

resume kongineer
resume template1 2
resume template2

내용의 순서

CV라고 하면 형식은 비슷해도 목적에 따라 그 구성은 조금씩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대학원 제출용 academic CV의 경우에도 지원자의 의도에 따라 순서를 바꾸는 것을 추천합니다. 즉, 먼저 읽게 하고 싶은 내용을 먼저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9. 예컨데, 수상경력이 화려하다면 수상경력을 위에, 논문 실적이 우수하다면 이를 먼저 배치하는 것 입니다.

저는 Personal Statement와 SOP에 공을 많이 들여서 CV에는 자기소개를 넣지 않았습니다만, 넣는 경우도 많으니 도움이 될 것 같다면 2~3 문장 정도로 짧게 넣는 것도 좋습니다.

서류 작성 시 잊지 말아야 할 점

각 서류는 별개가 아니다

위에서 각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제가 잘 적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각 서류가 절대 별개의 서류가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 전달되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을 염두하고 작성을 하다보면 세 서류를 오가며 수정을 하는 과정이 생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하나의 어느덧 하나의 스토리를 그리는 서류들이 완성될 것 입니다.

혼자서 완성하지 말것

원서 작성을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이자 빨리 깨달을 수록 수월해지는 점이 바로 혼자서 끝까지 고민하고 완성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대학 지원서 뿐 아니라 다른 작문이라도 다른 사람이 다른 시선에서 본 의견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다른사람들에게 부탁하기 미안해서 혼자 써보았는데, 그 때는 몰랐던 것들이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보니 이대로 냈으면 망했겠구나 싶었습니다.

내용 뿐 아니라 영어표현 역시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현실적인 이유지만 함께 지원하는 대다수의 지원자가 교육을 많이 받은 원어민이다 보니 영어로 글도 잘 씁니다. 물론 분야가 인문분야가 아니라면 영어로 글을 더 잘쓰는게 큰 이점을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표현력이 부족한 글은 의도한 내용을 심사자에게 전달시키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의도한 메세지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다른사람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합니다. 저 역시 표현력 좋은 원어민 친구의 도움을 크게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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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가 잘 제출되면 확인 메일이 옵니다.

인터뷰 준비하기

인터뷰는 언제?

원서를 제출하면 학교에서 각자의 절차에 따라 심사를 시작하는데, 학교에 따라 일단 원서에 적힌 희망 지도교수에게 우선 전달하기도 하고, 학과에서 먼저 심사 후 교수에게 전달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떻게든 교수에게 원서가 닿았다면, 교수가 보고 인터뷰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학교마다 절차가 달라 인터뷰 시기는 심사기간 중 언제라도 될 수 있어 어느정도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메일로 연락이 오니 메일 확인을 꼭 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보낸 사람 이름을 보고 깜짝 놀라면 잘 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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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요청이 와야 합격할 수 있나

인터뷰가 와야만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구글로 다른 사람들의 사례들을 찾아보면 인터뷰 없이 합격 메일이 왔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고, 저도 인터뷰 없이 하나 받았습니다. 그래도 저의 경험상으로는 심사가 잘 된 경우는 인터뷰가 오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인터뷰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미국 대학원 면접은 거의 다 Zoom으로 합니다. 그래서 집에서 편하게 면접을 볼 수 있죠. 다만 시간을 교수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에 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수에 따라서는 미리 질문지를 주기도 합니다. 크게 중요해서는 아니고 그냥 대화하자고 하면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는게 이유라네요. 저는 한명을 제외하고는 질문지 없이 얘기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연락이 왔기 때문에 대부분 그렇게 오는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교수들이 면접을 보자고 하는 이유는 선발할 수도 있을 학생에 대해 원서에 적힌 내용대로 지원자를 잘 파악했는지 혹은 원서에 적힌 내용 외에 더 알아보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일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면접은 원서에 적은 내용대로 확신을 줄 수 있는 자리가 되는게 좋을 것 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파워포인트를 만들어 두고 발표하듯 설명하는 것 입니다. 원서에는 담지 못했던 이전 이력에 대해 시각적인 자료와 함께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는데, 인터뷰를 보는 교수와 잘 맞는다는 점을 잘 어필해야 합니다. 각자의 분야에 따라 방법은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교수의 이전 연구내용과 연결지어 지도학생으로서 적합정을 설명하는 방법 입니다. 그러려면 지도교수가 어떤 논문을 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즉, 인터뷰 준비 중 큰 부분을 면접보는 교수에 대해 알아보는데 할애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유가 있다면 면접을 보는 교수의 이전 연구내용 중 하나를 정해 이 연구가 어떻게 확장되면 좋을지 제안해보는 것도 매우 좋습니다. 진짜로 바로 논문 작성에 들어갈 만한 개선점이 아니어도 어느정도 방향에 동의가 된다면 교수는 좋게 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결과 기다리기

2월이 지나 3월 쯤 되면 이제 일부 대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고 대부분의 대학은 아직 결과가 오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때부터는 잠시나마 모든걸 잊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3월 중순까지 합격소식이 없어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났고, 호이안의 해변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다 결과를 받았습니다.

혹시라도 결과가 오지 않아도, 원하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한번에 합격하지 못했다고 인생이 잘못되는 것도 아니고, 더 자신감을 채워 또 도전하면 됩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한번에 되지 못했지만 두번 세번 도전끝에 뜻하는 바를 이뤘고, 저와 같이 돌아돌아 도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니,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은 그동안 하고싶었던 것들을 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소식을 기다리는 것을 추천하는 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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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최종 선택하기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면, 원하시는 대학으로 offer를 accept 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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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기대만큼 혹은 기대 이상으로 잘 되어 원하던 여러 학교에서 합격 offer를 받는다면 이제는 어디로 갈 지 고민을 해야할 것 입니다. 학교를 하나만 골라야 하는 것이 야속할 정도로 고민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비슷하게 가고싶었던 학교들 사이에서 고르려면 더욱 그럴 것 입니다. 이럴 때는 더 신중이 고려해 볼 요소들이 몇가지 있는데, 세부분야, 지도교수, 환경 등 사람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중요시 해야 하는 점들이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정답을 내주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적은 포스팅이 있으니 함께 참고하시면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지나온 미국 박사과정 지원 프로세스를 돌아보며 저의 생각들과 함께 길게 적어보았습니다. 내용을 길어졌지만, 한마디로 줄이면 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내 결정을 자신할 수 있는 준비해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왜 이 분야에 오게 되었고, 어떤 선택들을 해왔으며 왜 박사과정으로 진학하려고 하는지 모두가 한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면 조금 길더라도 원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을 것 입니다.


  1. 한국에서의 예절문화는 먹히지도 않고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잊는게 좋습니다. ↩︎
  2. 선택항목이 되었지만, 학교에 따라 권장하기도 하고 필요 없다고 하기도 하기 때문에 지원하는 학교의 공지를 잘 확인해야 합니다. ↩︎
  3. 혹시라도 길게 쉬는 기간이 있었다면 Personal Statement에 설명을 녹여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
  4. 혹시라도 나와 무관한 내용을 기입했다가 질문이 들어왔을 때 잘 대답을 못하면… 안되겠죠? ↩︎
  5. 만약 모든 이력에 대해 증빙자료를 모든 대학에 제출해야 한다면 증빙으로만 몇배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입니다. 학교에서도 증빙심사까지 하려면 시간과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니 서로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줄이려는 의도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
  6. 미국 지원자의 이력은 증빙서류를 생각할 수도 없는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
  7. 수많은 원서를 빠르게 검토해야 하는 스트레스 받은 상태의 심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
  8. 구글에서 Resume 템플릿 검색 시 ‘academic resume template’로 검색하시면 더 수월하고, 일부 돈은 받고 잘 만들어진 양식으로 쉽게 만들어주는 툴도 있는데, 이런 방식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
  9. 대학원 제출용 Academic Resume는 학력이 가장 먼저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단, 짧은 자기소개가 있는 경우 그 뒤에 배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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