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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한국) 석사 후 미국 박사 지원 – 통계로 보는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한국 석사 후 미국 박사: 한국(국내)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석사학위를 받거나 받을 예정이신 분 중에는 박사과정으로 진학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계획하던 진학이었을 수도 있고 석사과정을 지내다 보니 목표가 생겼을 수도 있지만, 어느쪽이던 쉬운 결정은 아닐 것 입니다. 박사과정을 준비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한국이 아닌 미국 대학에서 박사과정 입학을 목표로 하시는 분 역시 많이 계실텐데, 미국 대학원은 약간은 한국과 시스템이 달라 지원하는 과정에서 파악해야 하는 내용들이 분명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국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대학원으로, 국내 석사 후 미국 박사 과정에 지원하는 분들을 위해 미국 대학원의 학생 선발 시스템 및 석사학위자 선발 통계를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지원에 대한 자세한 팁과 정보는 아래 포스팅에 자세히 적어두었으니, 미국 박사 유학을 준비하신다면 꼭 확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석사 후 미국 박사 지원 시 도움이 될 내용을 많이 담아두었습니다. 또, 한국에서는 크게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는 지원서 작성 자체의 내용도 많이 담겨있어 한국에서 석사 후 미국 박사과정 지원을 목표로 하신다면 그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꼭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석사 후 미국 박사

미국 석사 vs 한국 석사

과정의 차이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지내고 있는 시선에서 보니 한국과 미국의 석사학위는 시스템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석사과정 입학시점 부터 지도교수와 이야기가 되어 교수가 선발하여 학위과정이 시작되는 방식인 반면, 미국에서는 석사과정 까지는 학부 입학시와 유사하게 지도교수 없이 학교에서 학과단위로 선발합니다. 한국에서는 KAIST가 이런 방식을 따르는것 외에는 보기 힘든 방식입니다.

지도교수의 유무는 시스템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교수의 학생으로서 석사과정을 지내게 되고 사실상 지도교수 내지 (큰 규모의 연구실의 경우) 연구실 박사과정이 전담하는 방식이 보편적입니다. 시작과 동시에 소속된 연구실이 있고 이에따라 연구 분야까지 정해진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기에 연구비에서 인건비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액수 역시 교수의 재량으로 정해지곤 합니다.

반면, 미국 대학원의 석사는 학부입학 마냥 단체로 학과에 입학해서 수업부터 듣는 방식으로 시작됩니다. 연구실은 석사과정을 우선 시작한 후에 알아보고, 원하는 교수에게 열심히 어필하여 자리를 받아야 되는 과정입니다. 그렇다고 바로 인건비를 주는 자리는 주는 경우는 거의 없고, 우선 한학기 내지 두학기 시켜본 뒤에 가능성을 확인하고 나서 펀딩을 주는 방식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연구실 경력이 필요하거나 추후 박사과정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석사과정 학생들은 학위과정 내내 큰 금액의 학비를 내면서도 치열하게 연구실 자리를 받아내야 하는 현실에 놓입니다. 즉, 미국에서는 석사 후 미국 박사 지원이 한국에서 만큼 필수적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에 대해 배우는 과정 자체에 있어서는 오히려 한국에서 잘 맞는 연구실에서 석사과정을 보내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진학의 차이

한국에서는 박사과정 전 석사학위가 필수로 여겨시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학부 졸업 후 바로 박사과정을 가더라도 박사과정이 아닌 석박통합이라는 형태로 진학하게 됩니다. 반면, 미국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는데 석사학위는 필수가 아니며 심지어 석박통합이라는 용어조차 없습니다. 이는 미국의 학위 시스템에서 석사학위가 한국과는 다르기 때문에 발생되는 차이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대학원, 특히 상위권 학교일수록 철저하게 지원자의 가능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편적으로 예를 들면 같은 수준의 이력이면 석사학위자 보다는 학사졸업을 앞둔 지원자를 더 높이 평가하는 것 입니다. 더 짧은 시간에 비슷한 이력을 만들었다면 더 타고나고 앞으로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는 것이며, 이렇기에 석사학위가 있다고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즉, 석사학위가 있다면 그 시간과 기회만큼 더 많은 이력이 있어야 그만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학부과정을 훌륭하게 해낸 지원자가 박사과정을 바로 시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박사과정에 지원했지만 석사과정으로 오퍼를 받게되는 경우도 미국에서는 종종 일어납니다. 이는 박사과정으로 선발하기에는 부족했지만 불합격을 주기에는 아까운 지원자에게 석사로라도 시작해보라는 제안입니다. 이렇다보니 박사과정에 선발된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이 석사과정을 거쳐간다고 볼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한국 석사 후 미국 박사과정 지원 시 해당되는 사항

한국에서 석사를 마친 경우 석사학위자로서 지원하는 점도 있지만, 미국에 있는 학교인 만큼 외국인 지원자라는 점도 동시에 반영되는 점도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미국 대학은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수많은 지원자를 받기 마련인데, 그렇다고 지원자 비율과 비슷하게 선발해버리면 정작 자국민 선발이 극히 적어지는 문제가 있다보니 외국인과 시민권자(주립대학이라면 해당 주 거주자)의 비율을 어느정도 정해두고 선발해야 하는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인 보다는 더 높은 경쟁을 통해 선발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미국 대학원 박사 졸업자의 석사학위 보유 비중

외국인 지원자의 석사학위 보유 여부와 합격률을 특정해서 다룬 통계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이 둘을 분리하여 보면 어느정도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국립과학재단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National Science Foundation(NSF)에서 공개하는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 중 석사학위를 가지고 졸업한 사람은 약 73.2% 였으며, Science and Engineering 으로 특정하면 약 68%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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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SF Survey of Earned Doctorates

외국인으로 특정하면 이 비율이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박사학위를 받은 경우 중 전체 분야에서는 77.9%가 석사학위를 가지고 박사과정을 시작하였고, Science and Engineering 으로 특정하면 77.6% 로, 미국인 내에서의 비율 보다 눈에 띄게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외국인으로서는 석사학위를 가진 지원자가 통계적으로 더 합격에 유리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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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통계에는 몇가지 한계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박사과정을 졸업한 사람들에 대한 통계인 만큼 현재 선발하는 상황과는 약 5년 전후의 시간차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둘째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부여하는 모든 학교에 대한 통계인 만큼 범위를 일부 학교로 특정한다면 경향이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본 University of Michigan Robotics Program의 비공식 자료에는 석사학위를 가지고 박사과정을 시작한 학생이 절반에 가까웠던 점을 봐도 학교에 따라 어느정도 차이는 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합격자 중 외국인 비중

한국 석사 후 미국 박사 과정을 준비하는 경우, 한국에서는 외국인 학생이 더 유리한 입지에서 입학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에서는 지원자가 훨씬 더 많이 몰리는 만큼 그 반대의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상위권 대학일수록 석사 후 미국 박사 과정 지원자들에게 그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납니다. 이를 석사 후 미국 박사 지원자 관점에서 통계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제가 익숙한 Engineering 분야의 석사 후 미국 박사 통계를 소개드리며, 다른 분야는 각 학교의 통계 링크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통계에 따라 URM으로 표기된 수치는 ‘Underrepresented Minority’로, 미국인 중 인종적으로 소수이면서 교육의 기회가 동일하게 주어지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어 따로 선발하는 학생들을 의미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석사 후 미국 박사 과정 지원 시, 이런 통계들이 특히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제가 찾은 학교별 통계 중 유일하게 외국인 지원자 수와 합격률을 공개하는 통계입니다. CU Boulder는 미국 내에서 상위권 대학으로 인정받는 학교인 만큼 그 통계가 유학생 박사과정 지원에 전반적으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통계는 모든분야 박사과정 전체 통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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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권자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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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원자 통계

외국인 지원자가 미국 시민권자 보다 많겠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이정도로 차이가 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큰 차이를 보이는 통계입니다.

  • 미국 시민권자 지원자 수: 1,797명
  • 미국 시민권자 합격률: 65%
  • 외국인 지원자 수: 14,957명
  • 외국인 합격률: 36%

통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외국인의 경쟁률이 거의 두배 정도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이 학교는 외국인 합격 인원이 미국 시민권자 보다 5배 가량 높기 때문에 외국인의 경쟁률이 덜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비중에 따라 다른 학교는 외국인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추측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MIT

MIT의 박사과정 합격자 통계 중에서 Electrical and Computer Science 과정과 School of Engineering 과정 통계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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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는 학과와 단과대 합격자 통계에서 외국인 학생의 비중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단과대는 공학분야 중 전기전자 분야 및 컴퓨터공학에 해당하는 Electrical Engineering & Computer Science를 School of Engineering 통계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Electrical Engineering and Computer Science

  • 외국인: 53%

School of Engineering

  • 외국인: 40%

전기전자 분야에 특정하면 약 절반, 공학분야 전체로 보면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의 외국인이 선발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MIT의 경우에는 외국인이 비중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점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University of Michigan

미시간 대학교 라고도 불리는 University of Michigan은 단과대 통계 대신 대학원 전체 통계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공학분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 및 Mechanical Engineering을 대학원 전체 통계와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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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전체 통계

University of Michigan은 공학분야인 두 학과 그리고 대학원 전체 통계 모두 외국인 비중은 다소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

  • 외국인: 67%

Mechanical Engineering

  • 외국인: 55%

Rackham Graduate School

외국인: 39%

공학분야에서는 절반 혹은 절반 이상 외국인 학생을 선발하는데 반해 대학원 전체로 보면 40% 정도만 외국인을 선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점은 그 추세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무리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국 석사 후 미국 박사 과정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한 미국 대학원 시스템의 차이 및 학생 선발 정보를 통계를 통해 소개드렸습니다. 요약하자면, 한국 석사 후 미국 박사 과정에 지원하는 외국인 지원자들의 경우, 석사학위를 보유한 지원자가 더 높은 선발 비율을 보였지만, 외국인 지원자로서 맞닥뜨리는 경쟁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한국 석사 후 미국 박사 과정이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저 역시 한국에서 석사 후 미국 박사 과정에 지원하여 성공한 경험이 있기에, 이를 바탕으로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잘 준비만 한다면 한국 석사 후 미국 박사 과정 진학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도전입니다. 여러분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셔서 원하시는 목표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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