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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등학교 유학 – 결정 전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3가지

미국 고등학교 유학을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 것입니다. 더 나은 환경을 기대해서 고민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한국의 교육체계가 본인 혹은 자녀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고민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유로 유학을 떠나고, 저 역시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유학의 길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미국 유학이 쉬운 결정이 되기 어려운 이유도 분명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비용적인 부담부터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환경적인 요인까지 유학을 결정하기 전 고민해야 하는 점들도 만만치 않게 중요합니다. 실제로, 유학 붐이 일어 비교적 쉽게 유학을 떠났던 2000년도 초중반에는 많은 학생들이 분위기에 밀려 떠났다가 기대보다 좋지 못하거나 심지어 심각한 결과를 마주하게 되는 경우도 꽤 많이 있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가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다니면서, 그리고 지금은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지내면서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미국 유학을 결정할 때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판단하면 좋을지 공유 드려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유학에 대한 포스팅도 있으니 더 먼 미래를 함께 고려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함께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미국 고등학교 유학

미국 고등학교 장단점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학교마다 학년 시스템이 다르기도 한데, 제가 다닌 4년제 고등학교를 기준으로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미국 학교의 장점과 단점, 특히 어떤 점이 유학생활의 리스크인지 적어보고, 제가 생각하는 유학에 적합한 성향을 공유드리겠습니다.

미국 고등학교의 장점

장점들은 유학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다들 들어보셨을 만한 내용들 입니다. 각 내용에 대해 제 경험을 더해 적어보겠습니다.

점수로 줄세우지 않은 시스템

한국 교육 시스템에 비해 미국식 교육체계가 가장 돋보이는 점은 단연 일률적으로 학생들을 줄세우지 않는다는 점 입니다. 한국에서는 정시와 수시로 나눠 정해진 점수만으로 학생을 평가합니다. 이것이 가장 공정하다는 이유에서 그렇지만, 그렇다고 이 방법이 학생 선발에 좋은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입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미국에서도 공인시험 점수가 없는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고등학생들이 대학에 제출하게 되는 SAT도 대입에 중요한 점수이고 미국에서도 목표가 좋은 대학 진학인 학생들은 공부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SAT는 그 역할이 수능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년에 딱 한번 시험을 보고 이 점수로 전국 석차를 나누는 수능과는 달리, SAT는 두세달에 한번씩 시험이 치러지고, 대학에 지원하는 해에 시험을 봐야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시점에 시험을 볼 수 있고, 일반적으로 3번까지는 시험을 봐도 대체로 용인하는 편 입니다. 즉, 모든 학생을 일률적으로 줄을 세우는 것이 SAT의 목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SAT 점수가 높다고 해서 좋은 대학의 입학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조금 오래된 통계이긴 하지만,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2009년 쯤에는 SAT가 2400점 만점이었는데, 당시 하버드 입학생 평균이 2200점 전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SAT가 어려운 시험이지만 수능처럼 만점자를 손에 꼽는 정도는 아니라서 SAT 점수가 입학 절차에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점 입니다.

비교적 최근 자료인 2022년 미국 명문 대학 입학생의 U.S.News SAT 점수 통계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당연히 대체로 점수가 높지만, 만점자만 한 해에 수 천명에 달하고, 1550점 이상으로 잡으면 수 만명에 달하는 것을 생각하면 시험 점수가 기준에 일부이긴 하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sat
U.S. News의 2022년 SAT 점수 통계

미국에서는 대학 입시 절차에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칼같이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어떤 수상내역은 인정하지 않고, 어떤 내역은 제출 불가하다는 등 원서에 포함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된 한국과는 차이가 큽니다. 미국 대학은 학생 선발에 있어 대학의 자율성이 높습니다. 즉, 학생 선발 기준을 알아서 정하고, 왠만해서는 입학 과정에서 시비에 걸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기준을 공개하지도 않습니다.

한국식 시스템에 익숙하다면 학생 선발 기준이 공개되지 않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정성’을 앞세워 제약을 우선시 하는 한국과 달리 ‘자율성’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이것이 가능하기에 점수로 학생들을 줄세우지 않고도 각 학교가 원하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됩니다. 기준이 알려져있지 않으니 각자의 방식으로 지원서에 어필하게 되는 쪽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고 싶은 진로를 먼저 찾는 시스템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한 시험에 불필요하게 많이 매진하기 보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어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지원하는 학과마다 내세울 것이 다르고, 제약없이 본인이 잘했던 점을 자유롭게 서술해서 어필할 수 있으니 대학에 들어가는 방법이 다양해집니다.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자신의 방법을 생각해 보게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어떤 진로를 택하고자 하는지 먼저 결정하게 됩니다. 입결순으로 남들이 더 좋다고 하는 학과를 선택하는 한국과는 순서가 다릅니다.

미국 대학에서는 학생 선발 과정에서 자기소개서를 높은 비중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이와 연관이 있습니다. 당연히 미국에서도 성적을 잘 받는것에 초점을 맞춘 학생들이 많이 있었고, 지금도 많이 있습니다만, 대학에서 수동적으로 시킨 공부를 잘한 학생들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더 자세히 들여보겠다는 것 입니다. 자세히 쓰기는 너무 길어지니 간단히 적자면, 학생의 진정성과 동기부여를 중요하게 보겠다는 것 입니다.

역시 오해하면 안되는 것이, 진정성과 동기부여만 있고 성적이 좋지 않다면 역으로 지원자의 역량에 대해 좋게 평가받기 어렵습니다. 어느정도 성적이 좋아야 상위 학교에 선발될 수 있겠지만, 최고의 성적만이 요건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적과 여러 활동으로 부터 설명되는 동기부여까지 확실해야 하니 어떻게 보면 이 시스템도 쉽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학교를 줄세우지 않는 시스템

미국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대학을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마치 시 외우듯 학교 이름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미국 대학은 명확하게 줄을 세울 수 없습니다. 스텐포드, MIT 등 최상위 학교들, 아이비리그 학교 등 ‘상위권’ 정도로 나눠지기는 합니다만, 비슷하다고 평가되어 우열을 나누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학교들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도 굳이 Ranking을 나누기도 합니다만, 이를 우리나라처럼 맹신하는 사람은 사실상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고등학생들, 나아가 대학생들에게도 기회가 많습니다. 일단 비슷한 수준의 대학이 수십곳이 있고, 무엇보다 학교 이름이 능력을 평가하는데 그렇게 크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보자면 최상위권 대학 출신이 더 우위라는 선입견은 있지만, 이는 다른 요소의 평가를 통해 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최상위권 대학에 가지 못하더라도 다니는 대학에서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취업시장이나 대학원 진학에서도 무조건 학교가 좋다고 장땡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학교가 학생을 대하는 시선

미국 고등학교로의 유학이 가지는 장점은 대학 입시 시스템 외에 고등학교 자체에도 여럿 있습니다. 우선, 일반적으로 미국 학교는 성적으로 학생의 우위를 가려 성적이 더 높은 학생이 더 우수한 학생이라는 아이디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성적이 좋은 학생은 훌륭한 학생이라고 보고 칭찬도 많이 하지만, 다른 방면으로도 장점을 보이면 그 역시 칭찬해주는 편 입니다. 무조건 좋은 대학을 보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아니라 학생을 잘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조 아래 성적향상을 독려한다고 보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대놓고 석차를 매기는 한국에 비해서는 자신감을 가지기 더 쉬운 구조이고, 자기가 잘하고 하고싶은 분야를 찾기 더 유리한 구조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미국 학교에서는 대부분 학생을 상대적으로 평가하여 성적을 매기지 않습니다. 때문에 학점이 만점인 학생들이 여럿 나오기도 하지만, 이렇게 되더라도 학생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편이 학생들을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것 보다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눈치보지 않고 자신을 만들어가도록 독려하는 점 역시 장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육적으로 문제가 되지만 않는다면 학생이 좀 특이하더라도 분위기에 맞춰 고치려고 하기 보다 다름은 인정하는 쪽으로 교육하는 편 입니다. 단적인 예로 눈에 쉽게 띄는 장애가 있더라도 학교와 학생들 모두 잘 포용하는 편 입니다. 문제가 있는 학교만 아니라면 인종적인 차별도 많이 줄어든 상태고, 학교폭력 등 학생간 문제에도 한국 학교들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한국처럼 학교에서 문제를 덮다가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쉽게 넘어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모든 학교가 그런것은 아니고, 미국에도 여전히 학교 자체가 문제가 많은 악명높은 학교들이 지역마다 있습니다. 씁쓸한 현실이지만, 주로 공립학교 중에 문제있는 학교들이 있는 편이고 학비가 높은 학교일 수록 학생에 더 신경을 많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립학교는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있어야만 입학이 되니 그렇지 않은 유학생이라면 학교 자체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사립학교로 유학을 갔었고, 사립학교 중에는 저렴한 편에 속하는 카톨릭 학교였는데, 학교 폭력이 있었다거나 범죄가 있는 등 학교 자체에 심각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이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적어보겠습니다.

미국 대학에 진학하기 유리

어쩌면 당연한 사실일 수 있는데, 미국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미국 대학으로의 진학에 많이 더 유리합니다. 이는 제가 자세히 적지 않아도 어느정도 상상이 가능하실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유학의 리스크

위에서는 미국 고등학교와 미국 대학 입시 시스템의 장점에 대해 적으면서 좋은점만 나열했지만, 미국 학교라고 무조건 더 좋은것이 절대 아닙니다. 특히, 집을 떠나 외국인으로 학교를 다닌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리한 점은 더 많아집니다.

높은 유학비용

표면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유학생활의 가장 어려운점 중 하나는 높은 금전적인 비용 입니다. 유학을 고려하는 대부분의 분들이 사립 고등학교를 고려하실텐데, 미국 사립 고등학교는 저렴한 곳도 한국 대학 학비와 비슷하거나 더 높습니다. 학비도 학교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도 다른 사립학교들에 비해 저렴한 편인데도 학비가 1년에 1,000만원이 넘었습니다. 제가 졸업한 시기가 10년도 더 지난걸 생각하면 적은 금액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기에 집, 생활비 등 각종 비용까지 더하면 금액은 더 커지게 됩니다. (그나마 지금은 이 학교도 학비가 급격히 올라서 지금은 외국인 기준 1년에 3,000만원이 넘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유학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더라도 한번 더 보수적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 저의 경우도 한창 고등학교를 다니던 중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달러당 1,000원 아래였던 환율이 급격하게 올랐고, 이 환율은 안정은 되었어도 지금도 그 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거기에 당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한국의 경기에도 침체가 왔고, 부모님들의 수입 자체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때를 계기로 많던 유학생들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강제로 귀국하게 되었고, 이 시점을 기점으로 유학 붐이 급격히 사그라들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이 버티고 있던 유학생들 중에도 식비를 무리하게 줄여나가는 등 생활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특히, 높은 비용은 고등학교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 고등학교를 졸업한다면 미국 대학으로 진학하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고, 미국 대학들은,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학비가 살인적이기로 유명합니다. 학교마다 학비는 수천만원씩 차이나지만, 학비가 낮은 학교만 골라서 지원하지 않는다면 대학에 다니는 동안 연 1억에 달하는 유학비용을 감당해야 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대학은 서울에서 다녔는데, 아래에서 더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나라의 다른 문화권 환경

아직 10대인 나이에 다른 나라에 보내지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 입니다. 아무리 학교가 학생을 잘 챙겨주고 자금적으로 문제가 없고 학업능력이 우수하더라도 다른 문화권에서 지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 입니다. 언어도 먹는 음식도 문화도 다른곳에서 모두가 잘 적응할 수 있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적응하지 못하면 자칫 안좋은 경험만 남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유학하는 동안에도 이런 경우를 간혹 보았는데, 집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커서 극복하지 못하고 돌아간 경우도 있었고, 길에서 지나가던 사람에게 협박을 당해 돈을 뺏기고 충격으로 돌아가게 된 경우, 한국어와 영어가 모두 어색한 경우 등 예상하기 어려운 문제를 마주한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을 겪기도 하는데, 상당히 많은 경우 인종차별인지 모르고 이뤄지는, 예를들면 ‘그나라나 그나라나’ 식의 언행이라던지 미국에서만 살면 가질 수 있는 선입견 등 작은 여러 문제에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현실적으로 극복하지 못하면 이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이 그렇듯 부모님 없이 혼자 유학을 가는 경우에는 가족이 없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 리스크는 더 클 수 있습니다. 함께 살게 될 호스트를 만나보고 고를 수도 없는 것이고, 호스트 중에는 분명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어찌보면 운에 맞겨야 되는 점 입니다. 제 주변에는 그렇게까지 심한 경우는 없었지만, 당시 악덕한 호스트를 만나 정신적으로 힘들어진 사례가 뉴스로도 전해졌고, 너무 통제가 심하다고 느끼는 정도의 경우는 제 주변에도 여럿 있었습니다.

문화차이로 인한 문제는 그 사례만 해도 이곳에 적기 어려울 만큼 많고 흔하게 마주하는 문제 입니다. 정도에 차이는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유학을 떠난 본인이 이겨내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유학을 결정하기 전 자녀 혹은 본인이 이겨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 사회에 맞춘 시스템

위에서 미국 고등학교의 장점을 여럿 나열해 보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장점들은 ‘미국 사회’에서 빛을 볼 수 있는 장점들 입니다. 즉, 미국 학교를 나와 미국 대학을 다니고 미국에서 살게될 때의 장점들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 장점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일단, 위에서 설명했듯 미국 대학을 다니게 되면 만만치 않은 학비를 감당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미국 고등학교에서 고려하지 않는 점이죠. 미국 시민권이 있다면 적어도 주소지로 된 주에서 학비를 많이 감면받을 수 있는 옵션이 있지만 외국인은 그런거 없습니다.

미국식 교육 시스템이 추구하는 방향 역시 미국 사회에 맞춘 것 입니다. 미국 학교에서 추구하는대로 성적보다 자기계발을 우선시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 이는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와 단기간에 수능으로 한국 고등학생들과 경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외국 고등학교를 졸업한 경우에 한해 열려있는 특별수시 전형은 그 문이 매우 좁습니다. 저는 운이 좋아 원하던 학교에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입학이 됬지만, 이 제도가 어떤 해는 없어지기도 하고 기준이 자주 바뀌는데다 갈 수록 없애자는 분위기라서 자리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도 어려움은 있습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가지게 되는 미국식 사고와 습관이 한국사회에서는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게 되면서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만큼의 큰 어려움은 아니지만 두 문화의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여담으로, 미국 학교에서는 성적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떨어지지만 않으면 한국에서처럼 학교에서 공부하라고 잘 푸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학업성취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괜찮을 수 있어도 졸업과 동시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못할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이는 양날의 검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주변에 목표의식 없이 방황하는 다른 유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주려고도 시도 해보았지만, 분명한 동기부여 없이 떠밀려 유학을 보내진 친구들은 옆에서 마땅히 방법이 없습니다.

유학 결정하기

위에서 제가 생각하는 미국 고등학교 유학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적어보았으니, 이번에는 어떤 경우 미국 유학을 결정하는 것이 좋을지 저의 생각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인의 의지가 강한 경우

위에서 적어드린 대로 외국으로 유학을 하면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생각보다 학교다니는 것이 어려운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별로 유학생각이 없다가 수동적으로 보내진 경우는 패닉에 빠질 수 있고, 자기가 원했던 경우도 반드시 한번은 어려움 앞에서 좌절하게 됩니다.

미국으로 유학에 본인의 의지가 강하다면 이를 이겨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려움을 마주하였을 때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다른 무엇보다 학생 본인의 의지가 결정의 주축이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한국 시스템에 대한 반발이 유학의 동기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도 모두 도피라고 보기 보다는 한국에는 잘 맞지 않는 성향이어도 미국에는 잘 맞아 빛을 볼 수 있는 경우들이 있으니 이런 동기가 본인의 이해로 부터 나오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독립성과 적응력이 강한 경우

10대의 나이에 장기간 외국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은 누구에게나 도전입니다. 부모처럼 정성스럽게 밥을 챙겨누는 사람도 없고, 아플때 부모처럼 정성스럽게 돌봐주는 사람도 없다는 것을 한번은 반드시 깨닫게 되는데, 생활에 있어 자립성이 충분하지 않다면 이겨내기 만만치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겨낼 수 있다면 좋은 훈련이 될 수 있지만, 버티지 못하면 귀국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부모님이 함께 가는 경우는 제가 해보지 않아서 자세히 적기가 어렵네요.)

자금의 여유가 있는 경우

현실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점입니다. 미국 고등학교도 학비가 비싸지만, 미국에서 대학까지 다니게 될 때 까지의 자금상황 까지 내다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고등학교만 미국에서 다니고자 하는 경우라도 자금이 타이트한 상황을 좋지 않습니다. 다니는 동안 상상도 못할 지정학적인 이유로 경제위기가 오거나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일이 정말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다닐때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였고, 지금은 코로나와 그 뒤로 이어진 금리인상, 전쟁 등으로 인한 달러 가치 상승이 그 사례 입니다. 저의 생각에 예상 가능한 최대 비용에 +30% 까지는 여유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미국 고등학교 유학에 대해 저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적어보았습니다. 미국 유학을 고민할 때 반드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미국도 대학을 잘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들이 많이 있고, 상위권 대학을 많이 보내는 명문 고등학교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닌 학교에서의 경험으로 모두를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점은 미국에는 한국에 없는 기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본 유학의 실패사례 중 가장 많은 경우는 부모의 의견에 수동적으로 유학을 보내진 경우 입니다. 이 중에는 어찌어찌 잘 되는 경우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유학을 고려할 때는 설득이던 어떤 계기로 알아서 결정하게 되었던 결과적으로 본인의 의지가 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잘 적응할 수 있는, 그리고 가정이 흔들릴 정도의 무리가 아닌 비용이라면 저는 미국 유학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학 뿐 아니라 한 사람의 미래를 좌우하는 고민은 모두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른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어 결정하는 것이 아닌 유학을 고려하는 본인에 맞는 판단을 하여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가시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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