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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공학 진학에 대해 – 미국 박사과정이 알려주는 로보틱스 Robotics 10분만에 이해하기

로봇공학, 이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영화 속에서 본 화려한 로봇들, 혹은 뉴스에서 본 최첨단 기술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로봇공학이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나 우리 자녀들에게 이 분야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이 글은 로봇공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 그리고 그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부모님들을 위해 적어보고자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로봇공학은 분명 매력적인 분야지만, 그만큼 깊은 전문 지식이 요구되고, 때로는 어려운 결정도 필요합니다. 이 글을 통해 수년간 이 분야에서 여러 과정을 거쳐 지금은 미국 대학에서 박사과정으로 지내는 시선에서 로봇공학이 실제로 어떤 분야인지, 그리고 로봇공학의 꿈을 가진 학생들 또는 자녀가 이 분야에 잘 맞을지, 맞아서 진학하게 된다면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소개드려보고자 합니다.

로봇공학은 단순히 기계를 만드는 것을 넘어서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이 길이 모두에게 맞는 길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로봇공학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이 분야가 여러분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도전은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할 수 있으면 합니다.



로봇공학

로봇공학(로보틱스)은 어떤 분야

‘로봇’이라는 개념 자체가 현실보다 공상과학 컨텐츠에서 먼저 나타난 만큼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과 현실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이 분야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의 키워드 중 하나가 ‘아이언맨’ 인데, 현실의 로보틱스 엔지니어는 토니 스타크와는 거리가 많이 있습니다.

굳이 아이언맨의 예를 들자면, 현재 로보틱스는 아이언 수트를 만드는 단계도 아닌 ‘자비스’ 부터 만들고 있다고 보면 어느정도는 맞을 것 같습니다. 어느 부분은 인공지능/머신러닝 분야의 폭발적인 발전으로 꽤 가까워 지고 있는것도 같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또, 실제 로보틱스는 토니 스타크 처럼 한명의 엔지니어가 모든것을 다 만들어 내는 것과는 달리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연구성과를 쌓아올리는 형태 입니다. 즉, 로봇공학에서 성공한 인재는 토니 스타크처럼 혼자 다 하는 사람이 아닌 여러 엔지니어와 협력해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입니다.

로봇공학은 분야가 꽤 넓습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키워드로만 보더라도 사람처럼 두 다리로 걷는 휴머노이드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고, 로봇 팔을 중점으로 연구하는 분야도, 심지어 실제 로봇 없이 로봇 지능만 연구하는 분야도 있습니다.

그래도 분야의 트렌드는 존재하는데, 미래를 보고 로봇공학의 진학을 희망한다면 로봇공학이 나아가는 방향을 잘 알고 결정하는 것이 진학 후 어떤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게 될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로보틱스의 동향

모든 공학분야가 그렇듯 로봇공학에도 오랜기간 연구된 세부분야와 새롭게 연구되고 있는 세부분야가 구분됩니다. 로봇분야에서는 기계설계와 제어, 즉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움직이는 분야가 가장 오랜기간 연구되어온 분야이면서 가장 새로운 것을 찾기 어려운 분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반해 머신러닝을 이용한 새로운 방법을 찾는 연구들이 급격히 높아진 컴퓨터 성능과 인공지능의 활약과 함께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설계와 제어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자들이 많이 있는것은 사실이고 중요한 연구인 것도 맞습니다. 다만 로봇공학 전체적으로 보아 흐름이 기계적인 연구에서 컴퓨터공학적인 분야로 흐르고 있는 것 역시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즉, 로봇공학은 더이상 기계적인 내용만이 중심이 되는 분야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로봇공학에 맞을까

분야가 광범위한 만큼 로봇공학에 맞는 성향을 특정할 수는 없습니다만, 공통적으로 여러 분야를 넘나들 자신이 있는 사람이 적성이 잘 맞는 분야라고 보고 있습니다. 로봇공학 분야에 속한다는 것 자체가 (실제 로봇이던 시뮬레이션이던) 로봇으로 실험하여 결과는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가정이 깔려있으니 실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이론만큼이나 필요하고, 여러분야를 함께 알아간다는 것은 흥미와 열정이 없다면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로봇에 적성이 맞는 경우라도 당장 무언가를 만들어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좋은 성향과 학술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식은 찾는것을 좋아하는 성향에 따라 적합한 진로가 다릅니다.

산업 vs. 연구

어느 엔지니어링 분야에나 마찬가지겠지만, 로봇공학 역시 산업현장에서의 로봇과 연구에서의 로봇은 거리가 있습니다. 저 역시 회사를 다니며 산업용 로봇을 이용한 공장 자동화 개발업무를 맡은 적이 있어 잘 알고 있는 부분입니다.

산업에서의 로봇

산업현장에서의 로봇은 당장 돈이 되어야 하고 안정적으로 오랜기간 동작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연구를 하기 보다 있는 기술을 잘 활용하여 잘 동작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만약 학부를 졸업하고 관련된 직종으로 취업하였다면 당장 수개월 내로 사용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협력업체가 개발하는 과정을 관리하는 직종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짧은 시간내에 의미있는 결과를 내기를 선호한다면 학교 보다는 산업에서 종사하는 것이 만족도도 높고 성과도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참여했던 프로젝트는 모두 기밀조항이 있어 공유드리기 어렵지만, 현재 당장 돈이 되는 로봇은 거의 생산현장, 즉 공장에 있습니다.

연구분야로서의 로봇공학

반면, 로봇공학의 연구는 대부분 당장 돈이 되지도 않고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얻기에도 내용이 난해하거나 화려하지 도 않습니다. (산업에 계신는 분들이 연구를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시선이 종종 따가운 이유도 이런 이유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별로 대단할 것이 없어보이지만 연구로서는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한 예로, 로봇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내용 중 하나를 소개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장 영상의 내용이 잘 자르는 내용을 강조하기 전에 우선 어떤 방식인지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영상은 로봇팔을 이용해 과일을 자르는 기술을 소개하는데, 그 결과를 보면 ‘이걸 왜 하는거지’ 혹은 ‘이게 최선인가’ 싶을 수도 있을만큼 그리 자연스럽지도 완벽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는 로봇분야에서 상당히 명성이 있는 학회에서 발표된 인정받는 연구입니다.

만약 과일을 자르는 것이 최종 목적인 산업현장이었다면 목적에 맞게 시스템을 설계하여 더 빠르고 잘 자르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연구와는 맞지 않습니다. 과일이 바뀌거나, 심지어 품종이 바뀌면 시스템은 사용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연구분야에서의 로봇공학은 당장 결과를 잘 내는것이 목적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분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쉽게 예를들면 이렇습니다. 만약 학술적인, 특히 수학적인 해석 보다는 프로그래밍 혹은 설계 기술이 뛰어나고 적성이 맞다면 산업으로의 진출이 더 어울릴 것이고, 아직 학술적으로 풀어내지 못한 세부적인 부분 하나를 풀어내는데 흥미를 느낀다면 학업을 이어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어느쪽이 맞을까

이렇다 보니 당장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한 성향이라면 연구는 답답하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 결과가 대중적인 관심을 받을 만한 화려한 것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고 그 과정을 구체화하여 소개하는 것을 즐길 수 있다면 연구가 잘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남들보다 옷을 더 잘 접는 방법을 발견해 증명하고 소개하기를 즐길 수 있는 것과 같은..)

연구를 하고자 한다면 필연적으로 공부가 계속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로봇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매년 새롭게 나오는 논문을 끊임없이 읽고 이해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 만큼이나 수학과 친해져야 합니다. 심지어 수학을 잘하는 것이 실무적인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것 보다 중요하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공부를 계속 이어가도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는지가 연구분야로 나아갈지 실무중심의 산업분야로 나아갈지의 핵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로봇공학 진학하기

아직 학부에 진학 전이라면 물론이고,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분들도 바로 산업으로 나아갈지 더 공부를 이어갈지 확신이 없으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과정을 겪고, 저 역시 박사과정을 시작하기 전 까지 확신없이 여러 자리를 거쳤습니다.

아직 학부에 진학 전이시라면, 혹은 대학원 진학을 고려 중이시라면, 바로 산업계로 진출할지 아니면 더 깊은 학문의 세계로 빠져들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고민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질문 앞에서 고민하며, 저 역시 박사과정을 시작하기 전까지 여러 직업과 기회 사이에서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로봇공학과 같은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에서는, 선택의 순간이 늘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의미합니다. 대학원 진학은 더 깊은 전문 지식을 쌓고 연구 능력을 개발하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시간과 노력이라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반면, 산업계로 바로 진출하는 것은 실제 현장 경험을 통해 배우고, 실용적인 기술을 습득하는 빠른 길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장기적인 목표와 현재의 열정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것입니다. 어떤 선택이 여러분의 경력 목표와 개인적 성장에 더 부합하는지, 그리고 어떤 경로가 여러분이 진정으로 열정을 느끼는 분야와 일치하는지를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러한 결정은 반드시 영구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경력 초기에 다양한 경로를 탐색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길을 찾아갑니다. 중요한 것은 각 단계에서 배움을 추구하고, 경험을 쌓으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대학(학부)에 진학 예정이라면

로보틱스 분야가 워낙 넓기도 하고 다른 학문들 끼리의 교집합인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학교들은 로봇공학과를 따로 두지 않습니다. 대신 관련된 학과에서 로봇을 연구하는 경우가 많죠.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대학 중에는 Carnegie Mellon 대학만 예외적으로 Robotics 과정을 따로 두었는데, 최근 University of Michigan이 Robotics 학과를 새로 만들었고, 다른 대학들도 일부 벤치마킹을 하고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와 같은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로봇공학은 크게 기계(항공)공학, 전기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공통된 세부분야로 두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최근 크게 화두가 되고있는 머신러닝은 컴퓨터공학에 속하고, 이 뿐 아니라 로봇공학 전체적으로 더 할일이 많은 분야도, 더 활발하게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도 컴퓨터 분야에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물론, 저와 같이 전기전자 분야에서 학부를 다녀도, 기계공학을 전공하여도 로보틱스 분야로 진학은 문제가 없습니다. 실제로 컴퓨터 분야에 가까운 로봇연구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전기전자나 기계공학 출신을이 꽤 많이 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컴퓨터 공학에 가까운것이지 컴퓨터 공학이 아니면 시작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추천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만약 하고싶은 분야가 분명히 컴퓨터공학에 가까운 분야라면 (예를들면 영상처리나 ChatGPT와 같은 머신러닝), 컴퓨터공학으로 진학하는 것이 맞을 것 같고, 아니라면 기계 혹은 전기전자 분야 중 선택하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셋 중 어느쪽에서도 로보틱스로의 접근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큰 부담을 가지기 보다는 더 마음이 가는 쪽으로, 더 정확히는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의 교수진에 따라 로보틱스에 더 적극적인 쪽으로 선택하기를 추천드립니다.

학부는 어느 전공인지 보다도 다니면서 어떤것을 하고 싶은지 찾아보고 정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에 진학 예정이라면

학부를 어느정도 마칠 시점이라면 조금은 더 구체적인 고민이 하게 되었을 것 입니다. 로봇공학이라는 큰 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조금 더 세부적으로 로봇 중에서도 어떤 로봇을 하고 싶은지 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원 진학에 대해서는 아래 유학 관련한 포스팅에서도 어느정도 자세히 적어두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마치며

로보틱스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분야입니다. 이 분야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열정, 지속적인 학습, 그리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으며 로봇공학에 대한 꿈을 키우셨다면, 그것은 이미 중요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입니다.

앞으로도 로봇공학은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고 흥미롭게 만들 것입니다. 이 분야에서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도전하고 성장하는 여정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로봇공학의 놀라운 세계에서 여러분의 여정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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