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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 유학 비용 및 펀딩 제대로 알아보기- 풀펀딩 2년차에 적는 후기

미국 박사과정 유학을 준비한다면 합격 여부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미국 박사 유학 비용일 것 입니다. 아무리 좋은 학교에 합격을 해도 비용이 부담할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월급 형식으로 연구비에서 인건비가 지급되는 것이 잘 알려져 있으나, 미국에서는 어떤 형식인지, 얼마나 받게 되는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직접 받아본 사람이 아니면 소문만 무성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미국 박사과정으로 지원하기 전에는 막연히 학비는 나오겠거니 하며 지원을 준비했고, 합격 메일과 함께 온 펀딩 관련 문서를 통해 학비와 소정의 생활비가 나온다는 정도만 알고 미국에 왔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 박사과정 유학 시 비용과 미국 박사 펀딩에 대해 자세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미국 대학원 지원과 준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아래 포스팅에 적어두었으니, 미국 박사과정 지원을 준비중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미국 박사 유학 비용 미국 박사 펀딩

미국과 한국의 대학원 펀딩의 차이

미국 대학원은 펀딩에 있어 한국의 대학원 시스템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대학원 생활을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대학원의 인건비

한국에서는 KIST와 같은 국가기관의 과제를 수행할 시 최대 받을 수 있는 액수가 정해져 있을 뿐 박사과정이 얼마의 인건비를 받아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과제비에서 인건비를 책정하는 교수가 인건비를 결정하는 유일한 결정권자가 되며, 이렇다 보니 교수의 성향에 따라 받는 인건비 역시 크게 다른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는 운이 좋아 석사과정을 지내면서도 학비를 충당하고도 조금 남는 인건비를 받을 수 있었지만, 다른 연구실에서는 학비도 안되는 인건비를 받으면서 버티는 학생들도 종종 만나곤 했습니다.

제도적인 제약도 이유가 됩니다. 한국 대학의 연구비 집행은 지나치다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규제가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연구비의 사용 용도인데, 처음 연구과제 신청 시 정한 항목 별 비율은 나중에 바꾸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만약 재료비 등 연구에 필요한 비용이 얼마나 들지 미리 정확히 알기 어려운 경우라면, 책정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보수적으로 잡기 좋은 것이 학생 인건비 입니다.

미국 대학원의 펀딩

미국 대학원에서의 대학원생 펀딩은 시스템적으로 한국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미국 대학원에서 펀딩을 받는 대학원생은 고용된 노동자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도록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 사람에게 절대적인 권한이 주어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미국의 정서답게 펀딩의 액수에 대해 지도교수는 권한이 없으며, 학교에서 정하는 금액을 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인건비 집행도 연구실에서 직접 실행해야 하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인건비를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어 연구실에서 인건비를 담당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당연한 시스템입니다. 유학생의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인재 양성에 진심인 나라 답게 미국 박사 유학 비용이 최대한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책정하는 것이 기본 원칙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용된 노동자에 준하는 만큼 보험도 제공됩니다. 어떤 보험이 제공되는지는 학교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이 보험만 되어도 병원비가 상상을 초월하는 미국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복지입니다. 다만 노동자에 준하는 만큼 인건비에 대한 세금은 내야합니다. 한국에서는 대학원생을 노동자로 보지 않아 4대보험이 의무가 아니면서 소득세도 면제되는 것과는 반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대학원은 무조건 펀딩을 받나

기본적으로 미국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은 합격자 모두 펀딩을 받는 것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이는 여러 학교의 홈페이지에 안내된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돌아다니는 말로 펀딩이 안되면 가면 안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박사과정 펀딩은 사실상 무조건 따라옵니다. 반대로 말하면 적지 않은 금액의 펀딩을 연구비로 제공할 학생을 선발한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정말 간혹 선발 여부가 애매한 지원자에 대해 펀딩 없는 Admission offer를 준다는 소문을 들은 적은 있는데, 흔하지는 않은 경우 입니다.

다만, 석사과정은 경우가 많이 다릅니다. 석사과정은 적어도 처음 한두학기는 본인이 학비를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눈에 띄는 실적을 보여 연구실에서 펀딩을 해주거나 TA 자리를 구하면 학비가 지원되는 시스템 입니다. 아래 Michigan Robotics 홈페이지에 잘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시간 대학교에서는 얼마나 많은 박사과정 학생이 펀딩을 받는지에 대한 통계가 있어 함께 소개드립니다. 2023년 기준으로 총 약 5,800명의 박사과정 학생 중 약 96%에 해당하는 학생이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지원받으며, 2%는 학비만, 1%는 생활비만, 남은 1%가 펀딩 없이 재학중에 있습니다. 풀 펀딩이 아닌 3%에 해당하는 사람을 제가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보지 못해 어떤 경우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절차가 아닌 특수한 경우일 것이라고 추측해보고 있습니다.

umich funding
University of Michigan Rackham Graduate School Statistics

미국 박사 펀딩을 받으면 유학 비용이 추가로 필요 없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추가 비용은 필요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유학 비용의 가장 큰 비중인 학비가 펀딩으로 모두 커버되며, 많지는 않지만 생활비를 지급받기도 하며, 의료보험 역시 무상으로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박사 유학 비용: 펀딩 항목

인건비를 학교에서 정하는 미국에서는 얼마나 주는지가 유학 비용을 알아보는 중요한 내용일 것 입니다. 결론적으로는 학교마다 그 비용이 천차만별이면서도 결과적으로 학생의 주머니에 들어오는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이는 아래 내용으로 나눠서 따져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학비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큰 금액을 차지하는, 그래서 더 아이러니한 학비에 따라 펀딩의 금액은 가장 크게 좌우됩니다. 미국 대학의 학비는 잘 알려진바와 같이 한국의 대학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싸기 때문에, 학비를 지원받지 못한다면 왠만큼 부유한 가정이 아니라면 집안의 돈을 다 털고 대출을 받아 다녀야 하는 수준으로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공학분야에서 몇 학교를 예를 들면, 그나마 학비가 낮은 편인 UC 버클리의 경우 1년 학비로 약 $27,000 정도로 책정되어 있는데, 마찬가지로 주립대인 주제(?)에 학비가 비싼 미시간 대학교는 1년 학비로 $54,000 이상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학원생 펀딩이라면 이를 모두 커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학교마다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학비는 모두 커버가 되는 것이 절대다수의 경우 입니다.

단, 박사과정의 경우 Candidate 가 되면 학비가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 교수들이 이를 최대한 푸시는 점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보통 1.5~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기본 학비가 모두 펀딩으로 커버되어야 합니다.

주거비 및 생활비 Stipend

고용된 노동자에 준한다고는 하지만 또 엄밀히 노동자는 아니기 때문에 ‘Salary’ 라고 하지 않고 ‘Stipend’ 라고 부릅니다. 이는 딱 생활하는데 문제 없을 정도의 금액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미국 회사의 억대 연봉에 비해서는 초라한 편입니다.

Stipend는 기본적으로 해당 학교가 있는 지역의 물가를 반영하여 책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물가가 특히 비싼 뉴욕이나 센프란시스코 같은 지역은 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고, 반대로 시골에 있는 학교들은 적은 편 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금액으로 월세를 내야하기 때문에 어디에서 얼마를 받던 사실상 손에 남는 액수는 원론적으로 어느 학교던 비슷해야 하지만, 학교 정책 및 학생노조의 세력에 따라 더 어느정도 좌우되기도 합니다. [CMU에서 소개한 내용이 참고할만 합니다.]

보험비

보험의 범위에 따라 전체 액수가 달라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시간 대학교는 보험의 범위가 좋은 편이라 치과보험 까지 되는 반면 그렇지 않은 학교도 많이 있습니다. 보험비는 손에 들어오는 금액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으려고 합니다.

생활비 Stipend 금액

학비와 보험비는 학교에서 알아서 커버 하는 것으로 되어있으니, 미국 박사 유학 비용에 있어 그 다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주머니에 들어오는 액수일 것입니다. 이는 학교마다 다른데, 여러 학교의 리소스를 알아보면 지역 물가에 따라 대략 1년 기준 $20,000 ~ $40,000 정도로 책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액수가 얼마나 충분하는지는 지역에 따라 그리고 주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주 외식을 하기엔 부족하고 살아남기엔 충분한 정도’로 보는 것이 대부분 학교에서 맞을 것 같습니다.

생활비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항목은 아무래도 주거비, 즉 월세 Rent 일 것입니다. 제가 있는 미시간 대학교 근방 앤아버는 시골지역 보다는 비싸고 뉴욕같은 대도시 보다는 낮은 정도의 주거비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룸메이트 없이 혼자 사는 경우 위치와 시설에 따라 $1,500~$1800 정도에서 나오는 듯 하고, 룸메이트를 구하면 $500~$800 정도에서 방을 구할 수 있습니다.

대략 $3,000 정도 들어오는 월 Stipend에서 월세를 내고 남은 돈으로 살게 되니 대략 $1,500~$2,000 사이의 돈으로 한달을 생활하게 됩니다. 단, 이는 월세가 더 비싼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약간은 더 적을 수도 있겠습니다.

한번 외식을 하면 기본적으로 $15 이상은 봐야되고, 간단하게 테이크아웃을 해도 $10 이상은 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번 밖에서 사먹기는 부족하며, 노력을 조금 들여 직접 밥을 해먹으면 충분한 정도의 금액이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시간 기준으로, 생활 물가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무리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 박사 유학 비용과 관련이 깊은 미국 박사 펀딩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렇다 저렇다 소문은 많으면서 정확히 미국 박사 유학 비용이 어떻게 되면 미국 박사 펀딩은 어떤 형식인지 정확히 알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해서 박사과정 2년차에 보고 들은 내용들을 자세히 적어보았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미국 박사 유학 비용은 다행히 학비가 왠만하면 커버되며 생활비도 어느정도 크게 부족하지는 않을 만큼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당장 많은 돈을 모아야 하는 상황만 아니라면 미국 박사 유학 비용 걱정에 유학을 포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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